드루킹측 "노회찬에 돈 안줬다"…채팅방엔 "전달했다" 기록(종합)

입력 2018-11-01 18:51   수정 2018-11-01 18:57

드루킹측 "노회찬에 돈 안줬다"…채팅방엔 "전달했다" 기록(종합)
특검팀, '노회찬 5천만원 전달' 사건 재판서 증거 공개
드루킹측 "노회찬 사망 경위부터 밝히자"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이보배 기자 = 고(故) 노회찬 의원 측에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를 받는 '드루킹' 김동원씨 측은 노 전 의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데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그의 유서를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의 첫 정식 재판에서 노 의원 측에 돈을 전달한 적이 없다며 특검 측이 유력 증거로 낸 유서에 제동을 걸었다.
김씨 일당은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 직전 노 의원에게 두 차례에 걸쳐 불법 정치자금 5천만원을 건넨 혐의가 특검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특검팀은 계좌 추적 등 객관적 근거들로 이 같은 혐의점을 잡았지만, 노 의원이 수사 도중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김씨 일당에 대해서만 조사가 이뤄졌다. 노 의원은 유서에서 '경제적 공진화 모임'으로부터 4천만원을 받았지만 대가나 청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이처럼 특검팀이 기소한 금액과 노 의원이 유서에 쓴 금액이 다른 점을 지적하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날 재판에서도 변호인은 "피고인 김동원은 노 의원에게 5천만원을 준 적이 없다고 한다"며 "자필 유서의 증거능력을 다투기 위해서는 정말 노 의원이 자살한 게 맞는지 그 경위부터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 의원이 숨진 채 발견됐을 당시 경찰의 사건 기록 검토와 현장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공판준비기일에서는 노 의원의 부인 김모씨를 증인으로 신청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특검팀은 "피고인 측 요구는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것과 관계가 없다. 자칫 노 의원의 변사 사건에 대한 공방으로 갈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특검팀은 김씨 일당이 노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사실을 입증하겠다며 김씨가 회원들과 나눈 채팅 대화를 공개했다.
특검팀이 공개한 2016년 3월7일자 채팅방 대화에서 김씨는 노 의원을 '누렁이'로 지칭하며 "'누렁이'님이 산채에 오셨길래 2천원어치(2천만원) '개밥'을 사서 줬는데 이 양반이 안색이 안 좋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누렁이는 기댈 곳이 우리밖에 없었는데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치니까 낙심한 것 같았다"며 "그래서 누렁이 학당이든 뭐든 강의를 개설할 테니 1만∼10만원 사이에서 재량껏 기부해주길 바란다"고 기부를 요청했다.
특검팀은 김씨가 경공모의 이해관계를 위해 노 의원을 '이용'하려 한 정황도 공개했다.
김씨가 회원을 상대로 한 강의 녹취록에 따르면 그는 "여러분이 강의비 내는 게 노회찬씨 등 정치인에게 강연료로 나간다. 정치인은 돈 대주는 사람의 요구를 (정치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노 의원에게 "당신을 써먹기 위해 우리가 지지해주는 것이다. 법안 통과시킬 힘을 기르라"고 말했다면서 회원들에게 "우리가 주인이고 정치인은 종이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 "이번 총선에서 어느 당이 이기고 문재인이 어떻게 되는지는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 운명을 다 걸고 하는 것"이라며 "문재인, 노회찬이 실패하면 지금까지 6∼7년 해온 게 다 물거품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s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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