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세계 대양들이 지난 수십년간 과학자들이 파악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열(熱)을 축적해왔으며 이로 인해 향후 지구 온난화가 촉진될 것이라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31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구 대양들은 매년 과학자들이 예상한 것보다 60%나 더 많은 열을 간직해왔으며 거대한 양의 추가 에너지에 해당하는 이 차이는 전 세계 연간 에너지 소비량의 8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린스턴대 지구과학자 로어 리스플랜디 교수가 이끄는 다국적 연구진은 새로운 연구결과를 31일 자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공개했다.
새로운 연구결과는 대양 상층부 기온측정장치인 '아르고플로트'(Argo floats)가 설치되기 전인 2007년 이전 대양의 기온상승 속도에 대한 과학계의 오랜 의문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이전에는 다양한 종류의 기온측정장치들이 사용되면서 대양의 빠른 기온 변화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
대양에 예상보다 많은 열이 포함돼 있다는 것은 매년 많은 양의 열이 우주 공간으로 빠져나가기보다 지구 기후시스템 내부에 축적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는 요약하면 지구 온난화가 과학자들의 예상보다 많이 진전돼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WP는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 프랑스, 독일 등 전문가들과 함께 연구를 진행한 리스플랜디 교수는 "지구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더워져 있다"면서 "그동안 우리가 제대로 표본조사를 하지 못해 (열이) 우리로부터 대양 속에 감춰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새로운 연구결과는 정책 면에서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대양의 온도가 당초 계산보다 빨리 상승하고 있다면 세계 각국은 금세기말까지 기온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로 제한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산화탄소를 보다 이른 시일 안에 획기적으로 감축하는 것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세계는 지난 19세기 말 이후 이미 1도(℃)가 더워진 상태이며 유엔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세계 각국 지도자들이 남은 0.5도(℃) 선을 지키기 위해 획기적인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대양의 급속한 온도 상승은 해수면의 빠른 상승을 의미하며 열대 산호초나 그린란드나 남극 빙하와 같은 이미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는 주요 지역에 더욱 많은 열이 전달될 것임을 의미한다,
대양은 지구상 대기 중에 갇힌 초과 에너지의 90% 이상을 흡수하고 있다.
미국립해양대기청(NOAA) 탄소순환온실가스그룹 팀장인 피터 탠스는 대양이 예상보다 많은 열을 품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이 더욱 시급해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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