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세계경제 전망 올해보다 0.2%p↓…선진국·신흥국 성장세 둔화 전망
이재영 원장 "보호무역 기조 속 신북방·남방정책으로 돌파구 찾아야"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올해보다 낮을 것이라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전망이 나왔다.
KIEP는 미국 등 선진국뿐 아니라 중국과 같은 신흥국도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KIEP는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수요·생산·고용이 선순환하는 힘이 점차 둔화하며 올해 3.7%보다 0.2%포인트 낮은 3.5%로 둔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KIEP의 내년 전망은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놓은 전망치 3.7%보다도 0.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KIEP는 내년 글로벌 통화 긴축 기조에 미·중 통상분쟁 장기화와 같은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할 것으로 우려했다. 그러면서 신흥국 중심의 자본유출 등 금융 불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요인에 따라 달러는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선진국의 국채금리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지속해서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봤다.
유가는 미국의 원유공급 증가로 추가 상승이 제한적일 것으로 봤지만,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요인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국가별 전망을 보면 KIEP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지역, 일본 등 선진국이 올해보다 0.2∼0.5%포인트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은 세제개편 효과의 점진적 감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 미·중 통상분쟁 장기화 등이 하방압력으로 작용하며 성장률이 올해보다 0.5%포인트 낮은 2.3%로 둔화할 것으로 KIEP는 전망했다.
EU지역은 역외수출증가세 둔화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의 영향으로, 일본은 기업 비용상승과 통상마찰에 따른 수출감소 등으로 각각 내년 성장률이 올해보다 낮은 1.8%, 0.8%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KIEP는 신흥국은 국가별로 차이를 보이겠지만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대체로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봤다.
중국은 구조개혁에 따른 성장세 둔화, 미·중 통상분쟁 장기화와 같은 하방압력에 확장적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과거와 같은 경기부양 정책을 지속하기는 어려워 올해보다 0.3%포인트 낮은 6.3% 성장률을 달성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는 고유가 지속과 미국 금리 인상과 같은 대외여건 악화 속에 화폐개혁과 세수확대를 통한 재정 건전성 강화 등에 따라 성장률이 올해보다 0.1%포인트 낮은 7.3%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도 고유가 덕에 무역수지 흑자 폭은 증가하겠지만, 국제 사회 제재와 러시아 중앙은행 기준금리 추가인상 가능성 등에 따라 성장률이 올해보다 0.2%포인트 낮은 1.4%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브라질은 완만한 소비증가세와 원자재 수출 증가에 따라 성장률이 올해보다 0.9%포인트 높은 2.4%를 기록할 것으로 KIEP는 전망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5개국은 민간소비 호조, 인프라 투자 확대와 같은 상방 요인과 중국 성장 둔화, 미국 금리 인상 등 하방 요인이 골고루 작용하며 올해와 같은 5.2%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영 KIEP 원장은 "세계 경제 질서가 급변하며 대외여건이 엄중한 상황인 만큼 대비책을 잘 세우는 동시에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며 "보호무역주의나 미·중 무역 갈등 상황에서 신북방·남방 정책으로 새 돌파구를 찾을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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