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메기 계절이 돌아왔다…칼바람 맞으며 견딘 꽁치의 변신

입력 2018-11-01 16:06  

과메기 계절이 돌아왔다…칼바람 맞으며 견딘 꽁치의 변신
말리는 방식따라 통과메기·배지기 과메기로 나눠…과거엔 청어 사용
구룡포읍 일대 국내 과메기 90% 생산…포항에 200여곳 업체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경북 포항을 대표하는 특산물인 과메기 계절이 돌아왔다.
1일 포항시에 따르면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일대는 국내 과메기 생산량의 약 90%를 차지하는 주산지다.
과메기는 주로 겨울에 꽁치를 바닷바람에 얼리거나 녹이는 과정을 통해 반건조시킨 것이다. 김이나 미역에 싸서 마늘, 파, 초장과 함께 먹는다.
김치와 함께 먹거나 배추, 깻잎 등에 싸서 먹기도 한다.
과메기는 꼬챙이로 청어 눈을 뚫어 말렸다는 관목청어에서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동해안 어촌 주민은 예로부터 청어를 많이 잡아 겨울에 부엌 살창에 걸어뒀다.
이곳에 걸어둔 청어는 적당한 외풍에 자연스럽게 얼었다가 녹았다가 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또 부엌 아궁이에서 때는 소나무 가지 향이 더해져 건조돼 독특한 맛을 냈다고 한다.
그러나 1980년대 들어 지구 온난화 등 영향으로 연근해 청어 어획량이 줄었고 과메기 용으로 쓰는 20㎝ 내외 청어가 거의 잡히지 않아 원양산 꽁치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1980∼1990년대만 해도 포항에선 겨울에 과메기 껍질을 일일이 손으로 벗겨 낸 뒤 술안주로 삼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 오늘 과메기 까볼까"라고 하면 과메기를 곁들여 술 한잔 하자는 말로 알아들었다.
방바닥에 둘러앉아 신문지를 펴놓고 과메기 껍질을 까면 비릿한 냄새가 온 방에 진동하곤 했다.
비린내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포항 사람은 대부분 자연스럽게 과메기 향과 맛에 익숙해지곤 했다.
현재는 과메기 생산자가 껍질까지 모두 손질하고 일일이 먹기 좋도록 자른 뒤 김이나 미역까지 함께 포장해 판매하기 때문에 소비자는 먹는 데 어려움이 없다.
또 내장을 발라낸 뒤 손질해 말리면 비린내가 줄어 큰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다.
과메기는 말리는 방식에 따라 꽁치나 청어 전체를 줄에 엮어 말리는 통과메기(통마리)와 내장과 뼈, 대가리를 제거하고 말린 배지기 과메기로 나뉜다.
배지기 과메기를 만드는 데는 4일이면 충분하고 통과메기를 만드는 데는 15일 이상 걸린다.
과메기가 전국적으로 알려진 것은 2000년 즈음이다.
그 전에는 구룡포 등 주로 어촌에서 먹던 것이 포항 전역으로 퍼졌을 뿐이었다.
포항에는 과메기 생산업체가 200여 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40여 곳이 진공포장 등 현대화 시설을 갖췄다.
물론 냉동창고를 이용해 과메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1년 내내 만들어 먹을 수 있다.
그러나 아무래도 과메기는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겨울에 가장 제맛을 낸다고 한다.
시는 올해 과메기 생산량을 지난해 3천215t보다 약 15% 늘어난 3천700여t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시와 구룡포과메기협동조합은 1일부터 4일까지 서울 종로구 안국동 상생상회에 '포항 구룡포과메기 홍보관' 문을 열고 제철 맞은 과메기를 판다.
시는 10∼11일 구룡포에서 과메기축제를 열고 무료 시식회, 깜짝 경매, 껍질 벗기기 대회 등 다양한 체험행사를 마련한다.
소비자가 믿고 먹을 수 있도록 올해부터 스티커 색깔로 과메기 위생상태를 알 수 있는 신선도 스티커를 붙여서 판다.
신선도 스티커는 최적 상태인 은색에서 섭씨 10도 이상에 노출되면 노란색으로 변한다.
또 시는 올해 4월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과메기를 비롯한 수산물 1차 가공식품에 품질을 인증해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식품위생법보다 강화한 품질기준을 적용해 생산시설 위생상태, 세균 또는 위해요소, 위생 포장 검사를 통과한 업체에 품질인증서를 주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맛과 영양이 뛰어난 포항 과메기를 많이 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sds1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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