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3일 3국 대표 회동"…운송 시간·비용 30~40% 절감 예상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이란, 인도 3국이 기존 수에즈 운하 이용 코스를 대체할 상품 교역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란 프레스-TV 방송을 인용해 3국 대표들이 세 나라를 연결하는 7천200km 거리의 상품 수송로인 국제북남교통로(International North-South Transport Corridor: INSTC) 개설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달 23일 회동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INSTC는 인도-이란-러시아 3국을 인도양과 페르시아만, 카스피해 등을 이용하는 수로와 철도 등을 이용해 연결하는 복합 운송로 구상이다.
이 구상이 실현되면 인도가 자국 화물을 해운으로 페르시아만 연안 이란 항구도시 반다르 아바스로 운송하고 이어 육로로 카스피해 남단의 이란 북부 항구도시 반다르 안잘리로 옮긴 뒤 카스피해 수로를 통해 러시아 남부 항구도시 아스트라한까지 운송할 수 있게 된다.
아스트라한에서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나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으론 철도를 이용하고 여기서 다시 철도나 선박으로 상품을 유럽 도시들로 보낼 수 있다.
년 2천만~3천만t 규모의 상품 수송 능력을 갖추게 될 이 수송로는 운송 시간과 비용을 수에즈 운하 이용 때보다 30~40% 절감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인도 서부 뭄바이에서 러시아 모스크바까지 운송 시간은 약 20일로 예상되고 있다.
인도 통상산업장관 수레슈 프라브후는 지난달 27일 뉴델리에서 러시아 기업인 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INSTC를 가능한 한 빨리 가동하기 위해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와 이란 고위관리들도 지난주 이란 테헤란에서 만나 관련 문제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협의를 바탕으로 다시 러-이란-인도 3자 회동을 하겠다는 것이다.
INSTC 논의 활성화는 세 나라의 관심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이란은 높아지는 미국의 압력에 대항하기 위해 외국 투자 유치를 원하고 있고, 인도는 상품 수송로 확보를 위해 이란의 수송 잠재력을 이용하길 바라고 있다.
서방과 심각한 '제재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도 비(非)서방 경제권과의 협력 확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 이란, 인도는 이미 지난 2000년 INSTC 구상과 관련한 3자 협정을 체결하고 2002년 비준 절차도 마쳤으나 이후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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