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부패방지법 위반·돈세탁 등 혐의…말레이 금융업자 1명도 재판 넘겨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미국 법무부는 말레이시아 국영투자기업 1MDB(1말레이시아개발회사)의 비자금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전 임직원 2명을 1일(현지시간) 기소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골드만삭스의 동남아시아 사업 대표였던 팀 라이스너와 전직 직원인 로저 응(Ng) 씨에 대해 해외부패방지법(Foreign Corrupt Practices Act) 위반 및 자금 세탁 등 여러 개의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FCPA는 미국 기업이 외국 정부 관리들에게 뇌물을 주는 것 등 비위 연관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아울러 말레이시아 금융업자이자 1MDB 전직 관리로, 골드만삭스 관계자가 연루된 금융 비리를 기획한 것으로 의심받는 로 택 조(Low Taek Jho)씨도 함께 기소할 계획이다.
미 법무부는 로씨가 이끄는 일당이 1MDB의 자금을 빼돌려 합법적인 사업을 하는 것처럼 위장한 개인 계좌로 보내 횡령하고 일부는 관리들에게 뇌물로 제공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라이스너 전 대표는 FCPA 위반 및 돈세탁 혐의와 관련해 유죄를 인정할 것으로 예상되며 4천370만 달러(약 495억원)의 몰수가 이뤄질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응씨는 말레이시아에서 체포된 뒤 수사를 받아왔다.
앞서 미국 검찰은 1MDB 횡령 및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1MDB에서 빼낸 자금으로 사들여진 자산을 확보하기 위한 환수(몰수) 민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1MDB는 2009년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전 총리가 경제개발 사업을 하겠다며 설립한 회사이지만, 실제로는 그가 정부의 공적자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하는 통로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는 이 회사 설립과 채권 발행 등에서 자문을 제공했다.
나집 전 총리는 측근들과 함께 1MDB를 통해 45억 달러(약 5조원)가 넘는 자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으로 체포돼 말레이시아 당국에 의해 기소됐다.
제프 세션스 미 법무장관은 1MDB 사건을 '최악의 도둑정치(kleptocracy)'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z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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