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조직범죄 척결에 주력"…2022년 대선주자로도 거론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지난 2014년 초부터 계속되고 있는 권력형 부패 수사의 상징적 인물인 세르지우 모루 연방 1심 판사가 새 정부에서 법무장관을 맡기로 했다.
모루 판사는 1일(현지시간) 리우데자네이루시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당선인을 만나 법무장관 제의를 받아들였다.
모루 판사는 성명을 통해 "보우소나루 당선인으로부터 입각 요청을 받아 영광"이라면서 "부패와 조직범죄 척결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지난달 29일 TV 방송 합동 회견을 통해 모루 판사 중용 의사를 밝히면서 "모루 판사는 사법 분야에서 부패 척결을 위해 훌륭한 협력자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 정부에서 법무부는 치안을 담당하는 공공안전부의 기능까지 흡수하면서 사회 분야의 '슈퍼 부처'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모루 판사는 지난 2016년 미국 경제주간지 포천에 의해 '50인 지도자' 명단에 포함됐고, 지난해 말에는 미국 외교안보 전문지 '포린폴리시'에 의해 '올해 세상을 바꾼 사상가'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올해 대선 과정에서 한동안 대선주자로 거론되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의 측근들은 "보우소나루가 재선을 시도하지 않으면 모루 판사가 2022년 대선에서 유력한 주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하고 있다.
사법당국은 2014년 3월부터 '라바 자투(Lava Jato: 세차용 고압 분사기)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부패 수사를 벌이고 있다.
라바 자투 수사는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가 장비 및 건설 관련 계약 수주의 대가로 대형 건설업체 오데브레시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정황이 포착되면서 시작됐다. 수사를 통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정·재계 유력 인사들이 돈세탁과 공금유용 등 혐의로 줄줄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한편, 좌파 노동자당(PT)은 모루 판사를 법무장관으로 지명한 보우소나루 당선인을 비난하고 나섰다.
노동자당의 글레이지 호프만 대표는 "모루 판사는 룰라 전 대통령의 출마를 막아 보우소나루의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대가로 장관이 됐다"며 모루 판사가 부패 수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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