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美기술 훔쳤다" 푸젠진화에 민·형사 소송 제기
FBI "中, 경제안보 가장 위협하는 국가" 산업스파이 수사진 대거 투입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 경제부처에 이어 수사기관들도 중국의 기술굴기를 억누르기 위한 총력전에 들어갔다.
미국 법무부는 중국 국영기업인 푸젠진화반도체를 기술 도둑질 혐의로 기소했고, 연방수사국(FBI)은 중국의 산업정보 수집 활동을 저지하기 위해 수사 인력을 대거 투입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푸젠진화와 대만의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이들 기업의 관계자 3명을 미국 반도체업체 마이크론의 영업비밀을 훔친 혐의로 기소했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법무부는 이들 기업과 관계자들이 메모리 저장장치 상품의 연구개발과 관련된 미국 반도체업체 마이크론의 기밀을 빼돌리는 데 공모했다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공소장에서 중국이 자국이 제작할 수 없는 디램(DRAM·dynamic random access memory) 기술에 접근하는 데 관심이 있었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디램을 제작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유출된 기술의 가치는 87억5천만 달러(약 10조원) 정도로 평가되고 있다.
제프 세션스 미국 법무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주 뻔뻔한 계략"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세션스 장관은 "중국도 다른 선진국들처럼 국제무대에서 신뢰받는 파트너가 될지, 사기·절도·폭력적인 책략을 토대로 한 부패한 경제를 운용하는 부정직한 체제로 인식될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미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산업정보 수집을 광범위하게 단속하고 있다.
법무부는 그 일환으로 올해 9월 이후 이번 사건을 포함해 4건의 산업 스파이 사건을 기소했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불공정행위와 맞서 싸우려고 내놓은 최신 조치라고 이번 사건에 의미를 부여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지식재산권을 훔치고 기업에 불법적인 보조금을 지급하며 미국 기업의 중국시장 활동을 방해하는 법규를 운용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세션스 장관은 "중국의 산업 스파이 행위가 급속히 증가해왔다"며 "부정행위는 중단돼야 한다"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통상과 관련한 중국의 스파이 행위를 강력하게 단속하려고 새로운 작업에 착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푸젠진화와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에 민사소송까지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들 두 기업이 빼돌린 영업비밀을 토대로 제작한 어떤 물품도 수출하지 못하고 영업비밀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게 청구 내용의 골자였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중국의 산업 스파이 활동을 단속하기 위한 대규모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보우디치 FBI 부국장은 FBI 현장사무소 56곳의 거의 전체가 중국 국가 차원의 행위로 추적되는 산업 정보수집 혐의를 수사하는 데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광범위하고 심각하게 우리의 발상, 혁신, 경제안보에 위협을 가하는 국가"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푸젠진화가 미국의 기술을 도입해 반도체 생산기술을 완성하면 미국의 핵심부품 조달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취지로 제재를 가했다.
제재에 따라 푸젠진화는 미국의 반도체 기술 기업들과의 거래가 사실상 금지됐으며 중국은 반도체 자체 양산 계획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지식재산권 절도를 포함한 중국의 불공정 관행에 책임을 묻겠다며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전쟁을 시작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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