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주엽 감독 배번 물려받았던 LG 김종규, 등번호 다시 바꾼 사연

입력 2018-11-02 09:25   수정 2018-11-0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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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주엽 감독 배번 물려받았던 LG 김종규, 등번호 다시 바꾼 사연
지난 시즌 부진 후 와신상담…신인 때 등번호 달고 펄펄




(창원=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농구 창원 LG의 주전 센터 김종규(27·206㎝)는 대학교 때부터 등번호 15번을 달다 지난 시즌 32번으로 바꿨다.
LG 현주엽 감독을 플레이를 닮고 싶어 현 감독의 선수 시절 등번호인 32번으로 교체한 것이다.
그러나 김종규는 올 시즌을 앞두고 등번호를 다시 15번으로 바꿔 달았다.
단 한 시즌 만에 예전의 등번호로 돌아간 이유가 있다.
김종규는 1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 인삼공사와 홈경기를 마친 뒤 "지난 시즌 부진해 감독님 얼굴에 먹칠한 것 같았다"며 "고심 끝에 감독님을 찾아 양해를 구한 뒤 등번호를 내려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열심히 한 뒤, 나 자신이 떳떳해질 때 32번을 다시 달겠다"라고 다짐했다.
김종규는 지난 시즌 잔 부상에 시달리며 데뷔 후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데뷔 후 가장 적은 38경기를 뛰었고, 한 경기 평균 득점도 10.7점으로 가장 저조했다.
팀은 갖가지 악재가 겹치며 추락했다. 팀 성적은 9위까지 떨어졌다. 김종규는 얼굴을 들 수 없었다.

그는 시즌이 끝난 뒤 이를 갈았다. 고심 끝에 현주엽 감독에게 직접 찾아가 양해를 구한 뒤 경희대 1학년 때부터 단 15번으로 돌아갔다.
정신적으로 재무장한 김종규는 올 시즌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한 경기 평균 14.9득점, 리바운드 9.6개를 기록하며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김종규의 달라진 점은 성적뿐만이 아니다. 플레이 스타일도 변했다.
그는 올 시즌 외국인 선수 제임스 메이스의 보조역할을 자처하며 무리한 플레이 대신 이타적인 플레이로 팀 워크의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골 밑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며 메이스의 공간을 만들어주고, 골 밑과 외곽의 가교역할을 맡아 외곽에 슈팅 기회를 만들어준다.
1일 인삼공사전이 그랬다. 김종규는 이날 4득점에 머물렀지만, 이타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조직력을 이끌었다.
리바운드도 13개를 잡아내는 등 궂은일을 도맡아 했다.
현주엽 감독은 경기 후 "김종규는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했다"라며 "내가 원했던 플레이"라고 말했다.
LG는 현 감독 부임 후 첫 3연승에 성공했고, 공동 2위로 치솟았다.
cy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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