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지호 이대호 기자 = "우리 팀에는 19살짜리 뛰어난 투수가 두 명 있다. (야구선수로서뿐만 아니라) 사람으로 사랑스럽게 느껴질 정도다."
브랜던 나이트(43) 넥센 히어로즈 투수 코치는 좌완 이승호(19)와 우완 안우진(19) 이야기만 나오면 목소리가 커진다.
야구 지도자들은 재능이 넘치는 젊은 선수를 만나면 가슴이 뛴다고 말한다. 공들여 지도한 선수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그들에게는 가장 큰 기쁨이다.
나이트 코치에게는 아들뻘인 이승호와 안우진이 그런 선수다.
이승호와 안우진은 넥센이 2018년 가을에 발견한 가장 큰 소득이다.
특히 지난달 31일 SK 와이번스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이들은 홈런 군단을 상대로 8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팀을 벼랑에서 건져냈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이승호는 4이닝 1피안타 5볼넷 5탈삼진 무실점, 뒤이어 등판한 안우진은 4이닝 1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넥센은 이들 '19세 듀오'의 싱싱한 어깨를 앞세워 4-2로 SK를 꺾고 시리즈 전적을 2승 2패로 맞췄다.
나이트 코치는 이승호를 "스펀지 같은 선수"라고 말한다.
하얀 도화지와 같은 프로 2년 차 투수라 좋은 습관들만 채울 수 있다는 의미다.
나이트 코치는 "투구는 어려운 일이며, 복잡하게 생각하면 고전할 수밖에 없다"며 "이승호에게는 간단하게 '완급 조절, 스트라이크 던지기, 낮게 던지기'만 생각하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이승호는 제구력이 흔들리는 가운데서도 나이트 코치의 조언대로 체인지업으로 완급을 조절하며 낮은 코스에 줄기차게 던져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포스트시즌 5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0.60을 기록 중인 안우진 역시 나이트 코치의 손길이 거쳐 간 선수다.
정규시즌 평균자책점 7.19에 그쳤던 안우진은 나이트 코치와 마정길 코치의 조언을 듣고 투구 폼을 수정해 가을야구에서 에이스로 거듭났다.
넥센은 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릴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승리하면 리버스 스윕으로 한국시리즈 티켓을 거머쥐게 된다.
나이트 코치는 "우리가 두산을 위협할 유일한 팀이라고 생각한다"며 "(침묵 중인) 타선도 결국은 터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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