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민원 제기에 광주시 교육청, 학교 진상 조사 착수
학생부· 입시에 매달린 학교 현장의 씁쓸한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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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툭하면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를 들먹이는 교사, 이를 강압으로 받아들이는 학생 사이 갈등이 노출돼 교육 당국이 진상 조사에 나섰다.
정당한 지도였는지, 강압이었는지 판단은 교육청 감사에서 가려지게 됐다.
2일 광주시교육청과 모 고교에 따르면 이 학교 1학년 교사 A씨가 강압적인 언행을 일삼는다는 내용의 민원이 최근 시교육청에 익명으로 접수됐다.
학교 측은 담임을 맡은 반을 포함해 A씨가 지도하는 5개 반 학생을 상대로 부적절한 언행이 있었는지 조사했다.
광주시교육청도 감사에 나섰다.
조사 결과 담임 학급을 중심으로 학생들은 학생부와 관련한 교사의 언행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학교 교장은 "중학교 때까지 큰 의미가 없던 학생부가 고등학교부터는 입시 자료로 활용되면서 1학년 담임교사들에게는 초미의 관심사가 된다"며 "학생, 교사와 면담한 결과 교사가 (학생부의 중요성을) 강하게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서운함을 느낀 것 같다"고 전했다.
일부 학부모는 교사의 의욕이나 독려로만 보기에는 지나친 수준이었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학생부가 '살생부'도 될 수 있는 상황에서 학생부를 통제 수단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교사와 학생의 갈등을 놓고 학생부, 입시에 매달린 교실의 씁쓸한 민낯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이 문제 제기한 몇몇 핵심 사실들에 대한 교사의 해명을 들었다"며 "추가 조사를 통해 해명을 수용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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