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태권도 25주년 기념 남북공연 제안에 "무조건 가겠다"

입력 2018-11-02 13:30  

올림픽 태권도 25주년 기념 남북공연 제안에 "무조건 가겠다"
조정원 세계연맹 총재 제안에 리용선 국제연맹 총재 흔쾌히 수락
양 단체, 화기애애한 분위기서 태권도 통합 위한 합의서 체결





(평양=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한국 주도로 성장한 세계태권도연맹(WT)과 북한을 주축으로 발전한 국제태권도연맹(ITF)이 2일 오전 평양 양각도국제호텔에서 태권도 통합 및 발전을 위한 합의서를 체결했다.
합의서에는 양 단체가 태권도 통합을 추진할 공동기구를 구성하기로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조정원 WT 총재가 ITF의 초청으로 WT 시범단을 이끌고 지난달 30일 평양을 방문한 가운데 양 단체 총재단은 다음날 1차 회의를 한 뒤 1일 다시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이 사이 진행된 실무협의에서 대략적인 합의가 도출된 상황이라 이날 만남은 합의서 서명 및 기념촬영까지 약 50분 만에 마무리됐다.
분위기는 시종 화기애애했다.
먼저 초청자인 리용선 총재가 WT 총재단에 평양에 머무는 동안 불편한 점이 없었는지를 물으며 "할 수 있는 것 다하려고 노력했으니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인사했다.
리 총재는 양 단체 간 협의 과정에 대해서는 조 총재에게 "태권도는 하나고 우리 사람끼리 하니 모가 날 게 없지 않으냐"고 말한 뒤 "이제 사인하면 실제 집행되는 이행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조 총재는 "이렇게 평양에 편하게 올 수 있었는데 진작에 왜 못 왔나 싶다"면서 "태권도가 앞으로 큰 역할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화답했다.
그는 "오늘 새벽 4시 반쯤 깼는데 다시 잠시 안 와 '앞으로 우리가 뭘 해야 하나' 생각했다"면서 "마침 내년이 태권도가 1994년 프랑스 파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지 25년이 되는 해더라"며 이를 기념하는 합동시범을 리 총재에게 즉석에서 제안했다.
IOC와 일정을 조율해 IOC 본부가 있는 스위스 로잔에서 WT와 ITF 시범단이 합동공연을 하고, 로잔에 간 김에 2024년 하계올림픽 개최지인 파리와 교황청이 있는 이탈리아 로마 등 인근 도시 몇 군데를 순회하며 합동공연을 펼치면 좋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러자 리 총재는 "적극적으로 참석하겠다. 무조건 가겠다"고 흔쾌히 수락했다.
WT와 ITF는 2014년 8월 중국 난징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입회하에 합의의정서에 서명하고 지속적인 교류를 추진해 왔다.
난징 합의의정서에는 상호 인정과 존중, 양 단체 주관 대회 및 행사 교차출전, 국제연맹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 추진, 다국적 시범단 구성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번 평양 합의서는 양 단체 간 협력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좀 더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담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WT가 북한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을 위해 ITF에 제안한 평양 내 WT 국가협회 설립 등은 이번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리 총재는 이를 염두에 둔 듯 "물도 갑자기 먹으면 목이 멘다"며 한 걸음 더 내디딘 데 의미를 뒀다.
그는 "이제 양국 간에도 정상회담 등을 통해 밝은 미래가 열렸으니 이 길 따라 태권도가 앞장 서보자"고도 했다.
조 총재도 "시기가 왔을 때 이를 놓치고 후회해서는 안 되지만 서두르지 말고 하나하나 해나가면 머지않은 시기에 더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osu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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