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2차대전때 남태평양 미군기지 재사용한다…中 진출 견제

입력 2018-11-02 15:49  

호주, 2차대전때 남태평양 미군기지 재사용한다…中 진출 견제
파푸아뉴기니와 마누스기지 재개발 합의…남중국해 접근도 용이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 중국의 남태평양 진출과 영향력 확대에 맞서 호주가 2차 대전 기간 미군 거점으로 사용되던 남태평양 해군기지의 재개발에 나선다.
호주와 파푸아뉴기니는 최근 파푸아뉴기니령(領) 마누스 섬의 롬브럼 해군기지 재정비에 나서기로 합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푸아뉴기니 북동부 비스마르크해 해역에 위치한 마누스 기지는 2차 대전 시기인 1944년 미군에 의해 건설돼 일본군으로부터 태평양을 탈환하고 필리핀을 해방하기 위한 미군의 발진 기지로 사용됐다.
2.7㎞의 활주로와 부두를 갖추고 있던 이 섬은 이후엔 일본군 전범을 재판하는 장소로 쓰였다. 최근까지 선상 난민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정책을 고수하는 호주가 역외 난민시설 중 하나로 활용하고 있다.
이 기지가 해군기지로 재개발되면 미군과 호주군에게 남태평양 해상거점과 분쟁 해역인 남중국해 지역으로 접근성을 향상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우리 바다인 태평양을 지키기 위해 태평양과의 구속성을 강화하길 바라고 있다"며 "변화, 불확실성, 전략적 경쟁의 시기에 호주는 더욱 큰 목적과 확신을 갖고 행동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리슨 총리의 이런 발언은 존 리처드슨 미 해군참모총장이 태평양 지역의 전략적 경쟁을 협의하기 위해 호주를 방문한 때에 맞춰 이뤄졌다. 리처드슨 총장은 이 기지를 공동 재개발하겠다는 호주의 제안을 "훌륭한 기회"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리처드슨 총장은 마누스 기지를 미 해군 함정이 사용할 것인지 여부를 말하기에는 이르다면서 "마누스 기지는 이제 막 개념이 정리되고 있는 상태로 잠재성 외에는 별다른 것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번 재개발 계획은 오는 17∼18일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발표됐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이 회의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할 예정이다.
최근 재정난과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파푸아뉴기니는 인프라 개발 원조 및 차관 지원에서 점차 중국 의존도가 심화하는 중이다. 파푸아뉴기니 정부는 최근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중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전체 부채의 4분의 1에 이르는 19억 달러를 저리로 빌리기도 했다.
특히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전략의 일환으로 남태평양 도서국들에 대한 영향력을 늘린 것은 이 지역에서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의 개입 및 활동을 증대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미 해군 구축함이 지난달 파푸아뉴기니를 방문, 군사협력을 추진했고 호주가 피지군 블랙록 기지에 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서방은 전략 가치가 높은 남태평양 도서국에 대한 중국의 진출 의도를 경계하는 중이다.
이에 대해 중국은 남태평양 국가들에 대한 원조 증대에 별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중국의 목표는 태평양 도서국들의 평화와 안정, 번영 실현"이라며 "관련국들이 냉전적 사고를 버리고 중국과 이들 국가 간 관계를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jo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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