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북면·서악동 후보지 7곳 검토…"올해 안에 부지 정할 방침"
(경주=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일을 보려고 해도 차를 댈 수가 있어야지요. 명색이 관공서인데 민원인이 차를 못 대면 어떡하란 말입니까."
경북 경주경찰서를 찾는 시민이 자주 하는 푸념 중 하나다.
4일 경주경찰서와 민원인 등에 따르면 경주시 동부동 도심지에 자리 잡은 경주경찰서는 주차 공간이 부족하기로 소문난 관공서다.
경찰서 안에 주차 공간은 불과 45대를 댈 수 있을 정도에 불과하다.
반면 경주경찰서가 이용하는 관용차는 76대다.
방순대 등 경찰서 밖에 있는 부서가 운용하는 관용차를 빼더라도 실질적으로 경찰서가 운용하는 관용차는 44대다.
주차장에 관용차를 모두 대면 민원인은 차 1대만 댈 수 있을 뿐이다.
상황이 이렇다가 보니 가까이 살든 먼 곳에 살든 직원은 경찰서 안에 주차하는 일은 꿈도 꾸지 못한다.
당연히 경찰서 주변 이면도로나 주차장은 항상 차들로 가득 차 있다.
경찰서는 민원인을 위해 최대한 관용차를 외부에 세우고 주차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한계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주는 서울, 대구 등 대도시처럼 지하철이나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다. 게다가 전국 시·군 중 5번째로 면적이 넓다.
도심지와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주민은 경찰서에 가려면 자가 차를 이용해야 하지만 차를 대기 어려우니 일을 보기도 전에 인상을 찌푸리곤 한다.
경찰서가 외부 인사를 초청해 행사를 열거나 회의를 하는 날은 주변 교통난이 극심하다.
거기에 더해 경주경찰서 본관은 1971년 지은 낡은 건물로 안전점검에서 D등급을 받았다.
건물을 증축했음에도 사무공간이 부족해 부서마다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서 측은 도심지에 있어서 땅값 문제로 주변 공간을 추가로 사들이기도 어려운 형편이라고 밝혔다.
경주경찰서는 안전도가 떨어지는 건물 문제를 해결하고 충분한 주차 공간과 사무공간을 확보하고자 새 청사를 지어 이전하기로 했다.
그러나 어디로 이전할지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애초 도심지에서 조금 벗어난 서악동 일대로 이전할 예정이었으나 경북도가 검토 끝에 농업진흥지역이란 이유로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도는 예정지 주변이 우량 농지여서 용도를 바꿔주기 어렵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 때문에 경주경찰서는 올해 하반기 들어 천북면 신당리 일원을 새 청사 터로 검토해왔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경찰서 이전에 따른 개발을 기대해 온 서악동 인근 주민이 반발했다.
이에 경찰 측은 경주시가 새로 제시한 서악동 부지 6곳과 천북면 부지 1곳을 포함해 검토한 뒤 조만간 결론을 짓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 청사는 직원이나 민원인 모두 불편하고 건물이 낡아 위험하기 때문에 하루빨리 옮겨야 한다"며 "이미 책정된 예산 문제 등을 고려하면 올해 안으로 부지를 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sds1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