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미당문학제 행사장서 규탄대회…40m 욱일기 플래카드 내걸고 문학제 비판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미당 서정주(1915∼2000) 시인의 생전 친일 행적을 문제를 규탄하는 집회가 서정주 시인을 기리는 '미당 문학제' 행사장에서 열린다.
3일 민족문제연구소에 따르면 이 연구소 전북지부는 이날 오후 1시 미당문학제가 열리는 전북 고창군 미당 문학관 앞에서 미당문학제 저지·규탄대회를 연다.
연구소는 이날 서정주 시인의 친일행위를 규탄하는 발언을 하고, '차라리 일장기를 걸어라'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고 유인물을 배포한다.
특히 미당의 친일 행적을 비판하기 위해 서정주 시인의 얼굴이 그려진 길이 40m의 대형 욱일기를 행사 장소 입구 쪽에 펼치는 퍼포먼스를 벌일 예정이다.
규탄대회가 끝나면 서정주 시인의 묘소로 자리를 옮겨 플래카드를 걸고, 결의대회를 이어갈 방침이다.
민족문제연구소 관계자는 "미당문학제가 개최되기 시작한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규탄대회를 열어왔다"며 "우리 목표는 지방자치단체가 미당을 감싸지 말고, 그와 관련한 모든 재정적 지원을 중단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서정주 시인에 관한 평가는 엇갈려왔다.
서정주 시인이 숱한 명시를 남긴 당대 최고의 문학인이라는 찬사가 있는가 하면 가미카제 특공대에 투입된 조선인 청년을 미화한 '오장(伍長) 마쓰이 송가' 등 친일시(詩)를 쓰고 '전두환 독재정권'을 찬양했다는 비난도 받는다.
이에 대해 민족문제연구소와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는 서정주 시인이 일제 통치를 미화함으로써 결국 일제에 부역했다고 주장한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지난해 미당문학상 시상식장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었고, 친일 문학작품 전시를 통해 친일문인기념문학상의 문제점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 결과 2006년 미당문학상 수상자인 김혜순 시인이 작년 5·18 문학상 수상을 거절했고, 같은 해 7월 송경동 시인은 미당문학상 후보에 오르기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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