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니 '프렌치 터치'에 매혹된 객석…"메르시, 쎄울"

입력 2018-11-03 04:50   수정 2018-11-03 10:55

브루니 '프렌치 터치'에 매혹된 객석…"메르시, 쎄울"
카를라 브루니 첫 내한공연 리뷰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메르시, 쎄울(고마워요 서울). 프랑스에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여러분이 정말 따뜻하고 친절해서 계속 머물고만 싶어요."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카를라 브루니(Carla Bruni·51)가 포근한 담요 같은 목소리로 속삭이자 객석에선 사랑스러운 탄식이 터져 나왔다.
2일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브루니 첫 내한공연은 프랑스의 아이콘이 서울마저 매혹했음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본래 오후 8시 시작 예정이던 공연은 25분가량 늦게 시작됐다. 티켓 가격은 최고 14만3천원으로 높은 편이었지만 4천석 규모 공연장 3천500석이 꽉 찼다. 파비앙 페논 주한프랑스 대사 부부도 눈에 띄었다.






자연스레 빗은 머리, 똑 떨어지는 검은 재킷, 가죽 바지의 '프렌치 시크' 패션으로 무대에 오른 브루니는 90분간 스무 곡을 편안하게 소화했다.
이탈리아 토리노 출신으로 7세 때 프랑스로 이주한 그는 스무살에 게스 청바지 모델로 데뷔했다. 모델 커리어 정점에 섰을 때 노래를 시작했고, 2003년 발매한 데뷔 앨범 '누군가 내게 말하길'은 유럽에서 200만장 넘게 팔렸다. 브루니는 롤링스톤스의 리드싱어 믹 재거,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턴 등과 염문을 뿌리다가 2008년 현직 대통령이던 사르코지와 결혼한 뒤로도 꾸준히 음악 활동을 이어왔다.
이날 프로그램은 독특한 삶의 궤적을 반영하듯 장르도, 언어도 다채로웠다. 프랑스어로 된 솔로 앨범들은 물론 옛 팝송을 재해석한 신보 '프렌치 터치'를 섞어 샹송을 잘 모르는 관객들도 즐기도록 배려했다.
화려한 고음이나 기교를 부리는 곡들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브루니 특유의 공기를 반쯤 머금은 미성과 풍부한 표정, 매력적인 무대 매너가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공연 전반부에는 '르 슈망'(LE CHEMIN), '크레이지'(CRAZY), '지미 재즈'(JIMMY JAZZ), '문 리버'(MOON RIVER), '자리브 아 뚜와'(J'ARRIVE A TOI), '인조이 더 사일런스'(ENJOY THE SILENCE), '돌체 프란시아'(DOLCE FRANCIA), '타 티엔느'(TA TIENNE) 등이 배치됐다.
경쾌한 '지미 재즈'를 부를 땐 "이 노래엔 맥주가 필요할 텐데"라며 개구쟁이처럼 웃었고, 매혹적인 '타 티엔느'에선 관능적인 춤을 췄다. '문 리버' 차례에선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오드리 헵번의 사랑스럽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며 눈을 반짝였다. 특히 '돌체 프란시아'는 모국어인 이탈리아어로 노래했다.
공연 후반부에는 '르 쁠뤼 보 뒤 까르티에'(LE PLUS BEAU DU QUARTIER), '뚜 르 몽드'(TOUT LE MONDE), '플리즈 돈트 키스 미'(PLEASE DON'T KISS ME), '더 위너스 테이크스 잇 올'(THE WINNERS TAKES IT ALL), '스탠드 바이 유어 맨'(STAND BY YOUR MAN), '러브 레터스'(LOVE LETTERS) 등을 선사했다.
브루니는 반짝이 재킷을 갈아입고 나온 뒤 "아바(ABBA)의 '더 위너 테이크스 잇 올'을 불러야 하니까 옷에 반짝이를 좀 달아봤다"고 재치 있게 말했다. '러브 레터스' 순서에선 "옛날엔 사랑하는 사람에게 종이에 편지를 쓰고, 또 그 편지에 입을 맞추기도 했답니다"며 로맨틱한 표정을 지었다.
또 록밴드 ACDC의 '하이웨이 투 헬'(HIGHWAY TO HELL)을 리메이크해 부를 땐 20대 로커처럼 짖궂은 포즈를, 롤링스톤스의 '미스 유'(MISS YOU)를 룸바로 재해석할 땐 섹시한 몸짓을 잊지 않았다.
유머와 편안함으로 객석을 쥐락펴락한 그는 정규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서도 객석 환호가 끊이지 않자 감격한 얼굴로 다시 무대에 나왔다.
브루니는 "여러분 정말 멋져요. 난 오늘 서울 호텔 방에 혼자 있을 텐데, 여러분을 그리워할 거예요"라며 '미스 유' 속 가사로 감사를 전했다.
이어 "멋진 관객과 함께해 영광이었다"며 미공개곡 '엉 갸르송 트리스트'(UN GARCON TRISTE)를 감미롭게 불렀다.
브루니 무대는 더할 나위 없었지만 진행은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SM엔터테인먼트 산하 드림메이커스가 주관했음에도 공연 시작 30분이 지나서까지 일부 관객이 자기 자리를 찾느라 어수선함이 이어졌다.
브루니는 3일 부산 벡스코에서 내한공연을 이어간다.





cla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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