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오늘 보궐선거…시험대 오른 '수치 리더십'

입력 2018-11-03 10:39  

미얀마 오늘 보궐선거…시험대 오른 '수치 리더십'
연방 상하원 및 지방의원 13명 선출…선거구 절반은 소수민족 지역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로힝야족 학살을 둘러싼 논란과 정부군-소수민족 반군 간 내전 속에 미얀마의 실권자 아웅산 수치가 보궐선거 시험대에 올랐다.
3일 현지 언론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얀마 선거관리위원회는 공석인 연방 상·하원 의원과 지방의원 등 13명을 새로 선출하는 보궐선거에 들어갔다.
2016년 미얀마에 문민정부가 들어선 이후 두 번째로 치러지는 이번 보궐선거는 로힝야족 학살 논란과 정부군-반군 간 내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실권자 수치의 리더십에 대한 민심을 읽을 기회다.
수치는 지난 2015년 11월 총선에서 현 여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이끌면서 선출대상 의석의 약 80%, 전체 의석의 59%를 휩쓰는 압승을 거뒀다.
당시 총선에서 수치는 군부독재 청산과 함께 소수민족과의 화해 및 평화정착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수치 집권 이후에도 정부군과 북부지역 소수민족 반군 간 내전은 끊이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수치 집권 이후 내전이 더 격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미얀마군은 반군 도발을 빌미로 서부 라카인주(州)에서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을 학살하고 국경 밖으로 내몰면서 소수민족과 소수종교를 탄압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무려 72만명의 국경 이탈 난민을 유발한 미얀마군의 로힝야족 탄압은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을 촉발했다. 유엔 등 국제사회는 로힝야족 학살 책임자를 국제 법정에 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논란은 이번 보궐선거에서 수치가 주도하는 여당 NLD에 유리한 변수가 될 수도 있고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주류인 불교도들은 대부분 이슬람교도인 로힝야족을 상대로 한 미얀마군의 군사작전과 이를 두둔해온 수치를 지지하고 있는 만큼, 이번 선거에서도 여당에 표를 던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선거구의 절반은 내전이 한창이거나 소수민족, 소수 종교가 주류인 지역이다. 소수민족 유권자들의 반대표로 여당이 패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군과 반군 간 내전이 계속되는 북부 카친 주 주도 미치나 선거구의 유권자 흐투 룬(40) 씨는 "우리는 3년 전에는 수치에 표를 던졌다. 하지만 이후 변한 건 아무것도 없다"며 "이번 선거에서는 우리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람교도인 윈 아웅(80) 씨는 "수치 여사는 모든 것을 바꾸고 모두가 동등한 권리를 누리게 될 것이라고 약속했었다"며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종교 집회를 열기 위해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당국은 허락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여당인 NLD도 이번 보궐선거 승리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NLD 대변인인 아웅 신은 "이번 보궐선거에서 이기려면 치열하게 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쉽지 않은 싸움"이라고 전망했다.
현지 유명 정치분석가인 마웅 마웅 소에는 "이번 보궐선거에서는 소수민족 유권자들이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이다. 여당이 2015년 총선때처럼 압승을 거두지 못한다면 향후 독자 내각을 구성하기 어려운 만큼, 소수민족 정당과의 연정을 준비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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