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 변호인, 연예지 인터뷰서 과거 흑인비하 발언 폭로
(서울=연합뉴스 ) 이동경 기자 = 한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변호인으로서 충복 역할을 했다가 등을 돌린 마이클 코언이 흑인을 비하하는 트럼프의 인종 차별 발언들을 폭로했다.
3일 미국 NBC방송 온라인판에 따르면 코언은 연예 전문지 배니티 페어와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자신과 둘이 대화를 하던 중 흑인들의 지적 능력에 대한 의문을 표시하면서 흑인 지도자들은 '거지소굴'(shit hole) 같은 도시 또는 나라들밖에 이끌 수 없다는 말을 했다고 털어놨다.
트럼프는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사망하고 난 뒤 "흑인 지도자가 이끄는 나라나 도시 중에 거지소굴이 아닌 곳이 있으면 말해보라"고 언급했다고 코언은 설명했다.
또 2000년대 후반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만나기 위해 트럼프와 함께 시카고로 여행을 가면서 트럼프가 말한 내용도 떠올렸다.
코언은 당시 "공항에서 호텔로 이동하면서 아주 거친 마을을 지나는데 트럼프는 나에게 '흑인들만 이렇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2016년 대통령 선거 당시 뉴욕의 트럼프타워에서 가진 미팅에서 TV 방송에 나오는 트럼프 지지 모임이 백인들을 의미하는 '바닐라 같다'고 말하자, 트럼프가 "흑인들은 나한테 투표하기에 너무 멍청하기 때문"이라고 했다고 코언은 덧붙였다.
코언은 선거자금법 위반, 탈세 등의 혐의로 지난 8월 기소됐다가 유죄를 인정하고 감형을 받는 '플리바게닝'을 선택, 공판에서 트럼프와 성 추문이 있는 여성들에게 트럼프의 지시로 입막음용 돈을 건넸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한때 트럼프를 위해서 "총이라도 맞을 수 있다"며 충성을 표시했던 코언은 트럼프가 대중 앞에서와는 달리 사적인 자리에서 험담하는 사실을 중간선거 전에 유권자들이 알도록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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