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단순노무·임시일용직 급증…月200만원미만 4만5천명↑

입력 2018-11-04 06:01   수정 2018-11-04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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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단순노무·임시일용직 급증…月200만원미만 4만5천명↑
제조업·건설업 등 저임금 감소 흐름과 배치…"고용의 질 개선 어렵다"
정부, 고용 상황 타개하려 공공부문 등 일자리 연내 5만9천개 신설

(세종=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올해 행정기관 등 공공부문에서 일하는 저임금 근로자 수가 최근 5년 사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자리 상황이 악화한 가운데 공공부문이 그나마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지만, 고용의 질 개선까지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4일 통계청의 지역별고용조사 결과를 분석해보니 '공공 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이하 '공공행정'으로 표기) 분야에서 한 달에 200만원 미만을 받고 일하는 취업자 수는 올해 상반기 기준 38만7천명(100명 단위에서 반올림, 이하 동일)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4만5천명 많았다.
전년 동기와 비교한 공공행정 분야의 월 200만원 미만 저임금 취업자 수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3년 이후 올해 가장 많이 늘었다.
공공행정은 국회, 중앙 및 지방행정기관, 수사·사법기관 등 주요 공공부문을 포괄한다.
다만 교육·의료 기관처럼 공공행정이 아닌 다른 산업으로 분류돼 여기 포함되지 않는 공공부문도 있다.

공공행정 분야에서 저임금 취업자가 늘어난 것은 다른 산업의 임금 분포 변화나 전반적인 임금 인상 기조에 비춰볼 때 이례적이다.
예를 들어 취업자 수가 가장 많은 제조업의 경우 올해 상반기 월 200만원 미만을 받는 이들이 1년 전보다 23만5천명 감소했고 200만원 이상을 받는 취업자는 19만명 증가했다.
도매 및 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 건설업은 200만원 미만을 받는 취업자가 각각 12만9천명, 10만6천명, 7만1천명 줄었고 200만원 이상을 받는 취업자가 13만3천명, 9만1천명, 11만2천명 늘었다.
공공행정 분야는 200만원 이상을 받는 취업자가 3만7천명 증가했으나 200만원 미만을 받는 저임금 취업자가 줄지 않고 늘었다는 점이 주요 산업과 달랐다.

업무가 간단하고 요구되는 기술 수준이 낮은 단순노무 종사자가 공공행정 분야에서 급증한 결과로 풀이된다.
공공행정 분야의 단순노무 종사자는 올해 상반기 기준 25만2천명으로 1년 전보다 3만2천명 늘었다. 2013년 통계 작성 이후 증가 폭이 가장 컸다.
단순노무 종사자에는 청소 및 경비업무를 담당하는 근로자 등이 포함된다.

공공행정 분야에서 불안정 노동을 하는 이들도 늘었다.
올해 상반기 공공행정 분야 취업자를 종사상 지위로 구분하면 상용근로자는 2만8천명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임시일용 근로자는 5만3천명 증가했다.
2013년 통계 작성 이후 공공행정 분야의 임시일용직 취업자가 올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상반기 기준으로 최근 1년간 제조업(-6만8천명), 도매 및 소매업(-6만1천명), 숙박 및 음식점업(-2만8천명) 등 주요 산업 취업자가 줄줄이 감소한 가운데 공공행정은 취업자가 8만1천명 늘어 고용 상황이 악화하는 속도를 줄이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앞서 분석한 결과에 비춰보면 공공행정 분야 취업은 저임금 일자리, 단순노무직, 임시일용직 등을 중심으로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년간 나타난 변화를 기준으로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실업자 증가 속도를 늦추는 효과는 있지만, 고용의 질 개선이라는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전체 취업자 증가를 직업별로 분석해보면 청소원 및 환경미화원이 많이 늘었다. 만약 이들이 시청·구청 등 소속이라면 산업 기준으로는 공공행정 분야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며 일자리 사업을 통해서 공공부문에 취업한 이들이라면 임금 수준이 높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고용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중앙 부처, 공공기관, 고용·산업위기지역 지방자치단체가 청년·50∼60대 신중년·어르신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 5만9천개를 만든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여기에는 고용 기간이 두 달 정도인 단기 일자리가 다수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가 단기 일자리로 고용을 늘린다는 비판에 대해 "일자리 하나라도 더 만들 수 있다면 뭐라도 하고 싶다. 고용이 엄중한 상황인데 정부가 가만히 있어야 되겠느냐"며 참가자들이 능력을 향상하고 경력을 쌓는 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운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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