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 D-2] 민주, 8년 만에 하원 탈환 가능성…투표율이 관건(종합)

입력 2018-11-04 15:06  

[美중간선거 D-2] 민주, 8년 만에 하원 탈환 가능성…투표율이 관건(종합)
트럼프식 국정운영 심판대…親트럼프 VS 反트럼프 한판 대결구도
투표 열기 '후끈'…사전투표 행렬 4년전 중간선거 뛰어넘은 주 많아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짙은 11·6 중간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트럼프 대통령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실시되는 중간선거에서는 상원 100석 중 35석, 하원 435석 전체, 주지사 50명 중 36명이 새로 선출된다.
선거 구도는 일찌감치 '친(親)트럼프 대(對) 반(反)트럼프'로 짜여, 그 결과가 트럼프 대통령 국정운영의 성적표가 될 전망이다. 승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마이웨이' 행보가 가속할 수도,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오바마케어 폐지,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무슬림 입국 금지,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 이란핵합의 폐기, 기후변화협약 탈퇴, 중국과의 무역전쟁 등 그가 보여준 '트럼프식' 국정운영은 숱한 논란을 낳았다.
막판 판세를 보면, 상·하원을 모두 차지한 공화당이 하원은 민주당에 넘겨줄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이 2010년 이후 8년 만에 하원을 탈환하는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상원은 공화당이 힘겹게 수성할 것으로 보인다.
하원의 경우 민주당은 지금보다 23석 이상을 보태면 과반(218석)을 차지하며 다수당에 등극한다.
3일(현지시간) CNN방송의 하원 판세 분석에 따르면 현재 공화당이 차지한 15개 지역구의 판세가 민주당에 기운 가운데 31개 지역구에서 양당이 경합하고 있다. 이들 경합지 중 공화당 30곳, 민주당 1곳이 현역의원 지역구여서 공화당 의석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CNN방송은 "민주당이 경합 선거구에서 3분의 1만 승리해도 가뿐히 과반을 차지할 수 있다"고 민주당 승리를 점쳤다.
워싱턴포스트(WP)와 조지메이슨대학이 공동 조사한 하원 격전지 69개 선거구의 민심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1일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유권자의 50%는 민주당에, 46%는 공화당에 투표하겠다고 응답했다. 2016년 선거에서 이들 69곳 중 63곳을 공화당에 밀어줬던 것과 비교하면 2년 새 바람의 방향이 180도로 달라진 셈이다.
WP는 ABC뉴스와 공동으로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일까지 전국 1천255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하원의원 선거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등록 유권자의 50%가 민주당을, 43%가 공화당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4일 보도했다.
다만 지난 8월 설문에서 민주당은 14%포인트 앞섰으나 지난달에는 11%포인트 차이로 줄어든 뒤 이번 설문에서는 7%포인트로 격차가 한 자릿수로 줄었다.
이번 설문에서 등록 유권자의 71%는 미국 경제가 '좋거나 훌륭한 상태'라고 말해 지난 8월 60%보다 크게 올랐다. 경제를 낙관하고 있는 응답자의 54%는 공화당을, 40%는 민주당을 지지했다. 지난 8월에는 경제를 낙관하는 응답자의 49%가 공화당을, 42%가 민주당을 지지했다.
현재 민주당이 하원 선거에 우위를 점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미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자 문제와 국경 안보 등에 대한 정책 집중은 공화당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WP는 전망했다.
선거분석업체 '쿡 폴리티컬 리포트'(CPR)는 지난달 30일 민주당의 하원 의석수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한 뒤 이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CPR은 민주당 의석이 최소 30석에서 최대 40석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하원을 민주당에 빼앗길 수 있다고 스스로 발언한 것도 눈길을 끈다. 그는 이날 웨스트버지니아주 유세에서 "그 일(하원 선거 패배)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하고 "걱정하진 마라. 내가 알아서 해결하겠다(I'll just figure it out)"라고 자신했다.


민주당 바람, 이른바 '블루 웨이브'가 거세게 불고 있으나 상원을 뒤집어엎는 데까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전문기관들의 분석이다. 현재 상원 100석 중 공화당은 51석, 민주당은 49석을 차지하고 있어 민주당이 2석만 빼앗아오면 지배 권력을 쥐게 된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새로 뽑는 35석 가운데 26석이 민주당 의석이고, 공화당 의석은 9석에 그친다. 즉, 민주당으로선 기존 의석을 모두 지키고 2석을 더 보태야 다수당이 되는데, 그러기에는 힘이 부친다는 것이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이날 현재 상원의 예상 의석수는 공화당이 50석, 민주당이 44석을 각각 확보한 가운데 6곳이 '경합'으로 분류돼 있다.
폭스뉴스는 애리조나, 테네시(이상 공화), 인디애나, 미주리, 노스다코타(이상 민주) 등 5개 주를 승부처로 꼽은 가운데 노스다코타에서 현역인 민주당의 하이디 하이트캠프 의원이 공화당 후보에게 밀리고 있다고 전했다. CPR은 플로리다, 인디애나, 미주리, 몬태나, 뉴저지 등 5곳을 '경합'으로 분류하고, 노스다코타는 공화당 우세로 꼽았다.
파이브서티에이트(538)는 이날 현재 공화당이 상원에서 다수당을 유지할 확률을 83.7%로 잡고 있다. 이는 2주 전보다 4.6%포인트 올라간 것이다.
중간선거의 남은 최종변수는 '투표율'이다. 민주당 바람이 부는 모습이지만 개표함의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는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비(非)백인과 젊은 층으로 대표되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투표율이 전통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간선거가 '트럼프 찬반투표'로 치달으면서 겉으로 드러내놓고 지지하진 않지만 조용히 투표장으로 향하는 이른바 '샤이 트럼프'가 지난 대선에서처럼 결집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
투표 열기는 역대 최고로 달아올랐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일 현재 미 유권자 중 2천800만 명이 사전투표(부재자투표 포함)를 마친 가운데 테네시주를 포함한 18개 주와 수도 워싱턴DC에서는 2014년 중간선거의 최종 사전투표자 수를 이미 넘어섰다고 전했다.
k02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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