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형·산체스·김태훈·정영일, 4⅔이닝 1점으로 봉쇄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불안한 SK 와이번스 불펜이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감 떨어진 두산 베어스 타자들을 완벽하게 막아냈다.
선발 투수 박종훈에 이어 5회부터 등판한 김택형, 앙헬 산체스, 김태훈, 정영일은 4⅔이닝 동안 두산 타선을 단 1점으로 틀어막아 팀의 7-3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김강민, 박정권 등 2000년대 후반 SK 왕조 시절을 이끈 베테랑 타자들이 포스트시즌에서 득점을 주도했다면, SK의 계투 작전의 중심에 선 4총사는 사실상 포스트시즌 새내기나 다름없다.
김택형만 2015년 넥센 히어로즈 소속으로 준플레이오프 1경기를 경험했을 뿐, 김태훈과 산체스, 정영일은 KBO리그 가을 야구가 처음이다.
특히 넷은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PO)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을 남겨 SK 가을 야구의 필승 계투조로 입지를 다졌다. PO에선 김택형이 2승, 산체스가 1승을 거뒀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2-1로 앞선 5회 1사 2루에서 선발 박종훈을 내리고 좌완 김택형으로 좌타자 김재환에게 맞불을 놨다.
그러나 김택형은 제구 난조로 김재환, 양의지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고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힐만 감독은 지체 없이 좌타자 최주환 타석임에도 우완 강속구 투수 산체스 카드를 뽑았다.
산체스는 초구에 최주환에게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았지만, 오재일과 김재호를 거푸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더는 점수를 주지 않은 SK와 점수를 더 뽑지 못한 두산의 1차 희비가 5회에 갈렸다.
6회초 4-3으로 다시 전세를 뒤집는 SK 박정권의 역전 결승 투런포가 터지면서 두산의 5회 공격은 더욱 아쉽게 남았다.
6회를 무실점으로 마친 산체스는 5-3으로 앞선 7회 김태훈에게 마운드를 물려줬다.
왼손 투수 김태훈은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연속 안타와 볼넷을 허용해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한 방이 있는 좌타자 오재일과 어렵게 대결한 김태훈은 시속 145㎞짜리 빠른 볼을 포수 미트를 향해 힘껏 뿌렸고, 오재일의 방망이는 허공을 갈랐다.
1사 만루에서 김재호마저 2루수 정면으로 가는 병살타로 찬스를 날리면서 SK와 두산의 2차 희비가 갈렸다.
9회 등판한 정영일은 두산 중심 타자 세 명을 간단히 돌려세우고 경기를 매조졌다.
정규리그를 마치고 20일 이상 쉰 두산은 실전 감각이 떨어진 탓에 SK 불펜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손에 땀을 쥐는 넥센과의 PO를 겪은 SK 불펜이 한층 단단해진 것인지, 두산의 방망이가 얼어 붙은 것인지는 5일 열리는 2차전에서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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