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디자이너 카르노브스키, 롯데백화점 전시장서 RGB 작업 전시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카르노브스키는 부부인 프란체스코 루지와 실비아 퀸타닐라가 결성하고 이탈리아 밀라노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이너 그룹이다. 2010년 데뷔한 이들은 RGB 작업을 창안했다.
빨강(R)과 초록(G), 파랑(B)으로 인쇄된 3가지 이미지가 뒤섞인 그래픽은 첫눈에는 현란하다 못해 요란할 지경이다. 여기에 필터와 조명을 갖다 대는 순간, 공간은 극적으로 변한다. 필터와 조명이 같은 색상의 이미지만을 비추면서 새 세상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특히 R-G-B 순으로 필터를 바꿀수록 원 이미지는 흐릿해지면서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던 이야기가 드러난다.
이들은 이러한 독창적인 RGB 작업으로 2012년 유명 디자인 전문지 월페이퍼 디자인상을 받기도 했다.
롯데백화점은 창립 39주년을 맞아 카르노브스키 작업을 본점 애비뉴엘과 잠실 에비뉴엘 아트홀, 청량리점 롯데갤러리에서 선보인다. 지난 1일 본점과 잠실점에서 먼저 개막한 전체 전시 제목은 '와일드 와일드 월드'로 붙여졌다.
카르노브스키는 사전 인터뷰에서 "우리는 표면 너머의 다른 이야기를 탐구하며 그 대상의 변이와 변심에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파장이 긴 빨강에서 짧은 파랑으로 변화할수록 맨눈으로 보기 힘든 이미지들이 드러납니다. 이는 주로 우리가 바라보는 대상의 심리적이고 감상적인 측면을 드러내죠."
이들은 3가지 색 중에서 파랑을 가장 좋아한다. "파랑 필터를 사용하면 미스터리한 이미지가 가장 잘 드러나죠. 그러한 모호함 속에서 관람객들을 저마다 이야기를 구성하기 위해 다른 필터로 볼 때보다 상상력을 더 발휘하게 돼요."
14∼18세기 동식물과 풍경 등을 그래픽 작업에 자주 활용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다른 세상을 향한 호기심이 왕성하던 시기였어요. 특히 대항해 시대가 큰 역할을 했죠. (다른 세상을 바라볼 때) 사실적 묘사와 몽환적 상상력이 결합한 이미지가 존재했던 시기였어요. 이 시대 이후 그러한 이미지는 없어지고 사실적으로 변화했어요."
카르노브스키는 "빛으로 테스트를 하던 중 빨강 필터를 먼저 만들었고 다양한 실험을 거쳐 작업을 빛의 삼원색으로 정리했다"라면서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면 특별한 에너지가 생긴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본점 애비뉴엘 전시는 27일, 잠실 에비뉴엘 아트홀 전시는 25일까지다. 청량리점 롯데갤러리 전시는 내년 1월 4∼27일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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