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교사는 전임이 원칙"…과징금 부과·원장 자격 정지도 적법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자기 아들을 보육교사로 임명한 뒤 통원 차량 운행과 보조교사 업무까지 수행하게 하는 등 전임 규정을 위반한 공공형 어린이집 원장의 자격 정지와 선정 취소는 마땅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는 보조금을 지급받는 공공형 어린이집의 운영 취지와 달리 양질의 보육 환경을 영유아에게 제공하지 못하는 어린이집에 철퇴를 가한 지자체의 처분에 무게를 실어 준 판결로 풀이된다.
춘천지법 행정 1부(성지호 부장판사)는 어린이집 원장 A씨가 강원도지사를 상대로 낸 '공공형 어린이집 선정 취소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를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
또 A씨가 "2천70만원의 과징금 부과 처분과 어린이집 원장 자격 6개월 정지 등 행정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홍천군수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도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강원도 내에서 민간 어린이집을 운영하던 A씨는 2016년 1월 공공형 어린이집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이듬해인 지난해 6월 A씨의 아들 B씨가 차량 운행만 할 뿐 보육교사 직무를 수행하지 않으면서 수당을 받고 있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강원도와 홍천군은 점검 결과 A씨의 아들 B씨가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 평일 8시간 근무하는 보육교사에게 지급되는 '누리과정 처우 개선비' 등 보조금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B씨는 보육교사 업무 시간에 하루 2시간 30분가량 통원 차량도 운행하는 등 보육교사의 업무보다는 보조교사의 역할을 수행했다.
A씨 등이 보육교사 전임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한 홍천군은 B씨와 관련해 지급한 보조금 820여만원에 대한 반환 명령과 함께 2천70만원의 과징금 및 원장 자격 정지 등 행정처분을 했다.
아울러 강원도지사는 A씨의 공공형 어린이집 선정을 취소하는 처분도 내렸다.
그러자 A씨는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에는 보육교사와 운전기사의 겸직에 관해 별다른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며 "영유아 통원 차량 운행은 보육교사 업무의 연장선"이라고 주장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재판부는 "통원 차량 운행은 보육교사의 업무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근무시간 중 보육교사의 업무가 아닌 통원 차량 운행 업무를 수행한 것은 명백한 전임 규정 위반인 만큼 원고에 대한 행정처분은 적법하다"고 밝혔다.
이어 "보육교사의 다른 업무 겸임이 가능하다면 비용 절감을 위해 보육 교직원(영양사, 사무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는 1명당 영유아의 수를 제한하고 평일 8시간 보육업무를 담당하게 해 인건비를 보조하도록 한 취지에 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영유아 보육을 전담하도록 해야 할 보육교사에게 운전기사와 보조교사의 업무를 수행하게 한 것은 공공형 어린이집 선정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행정처분으로 원고가 입는 불이익의 정도가 매우 중대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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