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추락 여객기 블랙박스서 비행기록 회수…수색 연장

입력 2018-11-05 11:00   수정 2018-11-05 11:20

인니, 추락 여객기 블랙박스서 비행기록 회수…수색 연장
수색구조당국, 조종석 음성녹음장치 찾는데 역량 집중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189명을 태운 채 인도네시아 해상에 떨어진 보잉 737 맥스(MAX) 8 여객기의 비행기록장치(FDR)에서 69시간 분량의 비행기록이 회수됐다.
5일 일간 콤파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국가교통안전위원회(KNKT·영문 약자 NTSC)는 전날 FDR에서 성공적으로 비행기록을 추출했다고 밝혔다.
누르차효 우토모 KNKT 항공사고 소위원회 위원장은 "추락 당시를 포함해 이전 19차례 비행에서 기록된 자료를 확보했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해당 항공기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오전 자카르타에서 출발해 방카 블리퉁 제도로 향하던 현지 저가항공사 라이온에어 소속 보잉 737 맥스 8 여객기는 이륙 13분 만에 자카르타 인근 해상에 추락했다.
이 여객기는 작년 처음 상업 운항이 이뤄진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의 최신 기종이고, 올해 8월 중순 라이온에어에 인도돼 새것이나 다름없는 상태였다.
사고 원인으로는 기체결함과 정비 불량 등이 거론된다.
인도네시아 수색구조 당국은 사고기가 추락한 서(西) 자바 주 카라왕 리젠시(군·郡) 앞바다에서 추락 당시 정황을 보다 정확하게 밝혀 줄 조종석 음성녹음장치(CVR)를 찾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FDR과 CVR은 항공기 후방 공간에 장착되며 통상 '블랙박스'로 불린다.
인도네시아군과 국가수색구조청(Basarnas)은 강한 해류와 바닥을 덮은 진흙 등 악조건에도 이달 1일 30여m 해저에 가라앉아 있던 FDR을 발견해 건져냈지만 CVR은 아직 찾지 못했다.
우토모 위원장은 "어제(3일) CVR이 발신하는 신호가 꽤 강하게 잡혔지만, 오늘(4일)은 신호가 약해졌다. 진흙에 더 깊이 파묻힌 탓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실제로 FDR은 발견 당시 약 50cm 깊이의 진흙에 덮여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국가수색구조청은 애초 4일까지였던 수색 기간을 7일까지로 사흘간 연장했다.
[로이터 제공]
한편, 항공당국은 사고기에 문제가 있는 걸 알고서도 운항을 강행했다는 의혹을 받는 라이온에어를 상대로 '특별 감사'에 착수했다.
인도네시아 교통부는 5일 성명을 통해 라이온에어의 감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유럽연합(EU),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미국 연방항공청(FAA) 등과 협조해 상응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고기는 추락 전날 밤 마지막 비행에서도 조종상 문제 때문에 긴급 회항을 요청했었다.
당시 이 여객기는 발리 응우라라이 국제공항을 이륙한 직후 회항을 요청했다가 이를 번복한 뒤 자카르타로 향했지만, 1시간 30분간을 비행하면서 급하강과 급상승을 반복하는 등 이상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라이온에어는 밤새 정비를 통해 해당 문제를 해결했다면서, 자카르타에서 출발할 당시 사고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해 왔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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