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티코 "트럼프 파리방문은 선거 타격으로부터 '편리한 도피'"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될 것으로 알려졌던 미·러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을 것 같다며 이달 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회담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미·러 정상 간 '대좌'는 최근 미국이 러시아와 체결했던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 파기를 공식화하면서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어서 주목을 받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1·6 중간선거 하루 전인 5일 유세 일정에 오르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파리 정상회담 개최 문제와 관련, "우리는 아직 아무것도 정하지 않았다"며 "나는 그곳(프랑스 파리)이 적당한 장소인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다른 이유들 때문에 파리에 가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우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만날 것이고 아마 그 회의 후에 회담들을 하게 될 것"이라며 "내가 오랫동안 말해온 대로 러시아와 중국 등 모든 나라와 잘 지내는 건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G20 정상회의 기간) 많은 회담을 하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나는 파리에서 회담하게 될지는 확신할 수 없다. 아마도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개막일 하루 전인 오는 29일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 정상회담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1차 세계대전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앞서 푸틴 대통령 측은 이 기간 파리에서 별도의 미·러 양자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지난달 러시아를 방문, 푸틴 대통령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도 파리에서 당신을 보고 싶어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결론을 내린 미 정보기관의 조사결과보다 이를 부인한 푸틴 대통령을 옹호했다가 거센 후폭풍에 처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직후 프랑스를 방문하는 것을 시작으로 G20 정상회의 참석 등 해외 일정을 줄줄이 예고하고 있는 것을 두고 선거 패배 시 그 '내상'에서 탈피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가 끝난 지 며칠 안 돼 워싱턴DC를 버리고 파리로 떠난다"며 "오랫동안 계획된 파리 방문은 잠재적인 선거 타격으로부터의 '편리한 도피'이자 외교 어젠다에 다시 집중할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 자리는 민주당에 내주면서 현 공화당의 상·하원 독식 구조가 무너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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