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조사기관 한목소리…"그리드록 때 증시는 되레 호조"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6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 결과 미 의회의 세력균형에 변화가 생기더라도 경제에 큰 영향을 줄 변수는 아니라고 전문가들이 진단했다.
5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투자은행과 경제조사기관들은 미국 공화당이 상원, 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현재 구도가 민주당에 힘을 더하는 방향으로 재편되더라도 미국 경제의 경로가 급변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진단했다.
글로벌 경제조사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미국 담당 애널리스트인 앤드루 헌터는 "중간선거가 경제전망과 중대한 관계가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헌터는 "경제성장에 맞바람이 될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재정적 경기부양책이 나올 가능성과 비슷비슷하다"고 주장했다.
여론조사를 보면 미국 야당인 민주당은 이번 중간선거를 앞두고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은 하원에서 다수당 위치를 탈환하고 공화당은 상원을 지켜 더 강력한 견제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상·하원 반목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의 법제화가 정체되는 '그리드록'(gridlock)이 불거지더라도 시장이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핌코(PIMCO)의 공공정책 부문 대표인 리비 캔트릴은 미국 증시는 공화, 민주당이 의회를 나눠 장악할 때 더 호조였다고 지적했다.
캔트릴은 "투자자들은 그리드록과 권력에 대한 일부 견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상·하원이 어떤 방식으로 분리된다고 하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의제는 미국 금융가의 주안점으로 계속 남아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블랙록은 "중간선거 때문에 시장 변동성이 단기적으로 일부 커질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더 중요한 동인이 있다"며 "우리는 글로벌 무역 긴장을 주요 동인이자 세계 경제의 확장을 저해하는 최대 리스크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중 무역 전쟁과 같은 갈등이 해소될 때 주식과 같은 리스크가 있는 자산들이 힘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민주당이나 공화당이 독점하는 의회 때문에 미국 경제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정책 변화에 민감한 제약업체나 증세의 전형적 표적이 되는 업체들에는 영향이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투자은행 UBS는 이번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다른 영향을 받을 업계로 금융과 산업을 지목했다.
UBS는 민주당이 장악하는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금융규제 완화에 제동을 걸려고 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 감세, 기간시설 건축에 대한 재정지출 확대로 이익을 보는 산업계가 반색할 것이라는 진단이 뒤따랐다.
한편 핌코와 골드만삭스는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 트럼프 대통령과 고위관리들의 비리 의혹에 대한 새로운 조사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질적 탄핵 노력은 아닐 것으로 분석했다.
핌코는 트럼프 대통령의 탈세, 관리들의 정부기금 유용 의혹에 조사가 집중돼 워싱턴 정가의 극단적 의견대립을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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