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며 연인처럼 성관계…"최소 26명 피해" 주장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인천 한 교회의 청년부 목사가 10대 여성 신도들을 대상으로 이른바 '그루밍 성폭력'을 저질렀다며 처벌해 달라는 청원이 제기됐다.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인천 ***교회 김**, 김** 목사를 처벌해주십시요'이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성폭력 피해자 측 인물로 추정되는 글쓴이는 "인천 모 교회 담임목사의 아들 김모 목사는 전도사 시절부터 지난 10년간 자신이 담당한 중고등부와 청년부 여자아이들을 대상으로 그루밍 형태의 성범죄를 저질러 왔다"고 주장했다.
그루밍 성폭력은 피해자와 친분을 쌓아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피해자에게 성적 가해를 하는 것을 뜻한다.
글쓴이는 김 목사로부터 그루밍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최소 26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사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용기를 낸 피해 여자아이들은 모두 5명이지만 피해 아이들의 증언에 따르면 어림잡아 피해자가 최소 26명이나 된다고 한다"고 적었다.
이어 "담임목사는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자기 아들의 성범죄 사실을 덮기 위해 피해 아이들을 이단으로 몰았으며 교인들을 통해 회유하거나 외압을 가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 목사의 그루밍 성범죄가 있던 때 피해 아이들은 미성년 시기였다"며 "아이들은 모두 20대 초반의 성인이 돼 증거 자료가 불충분하고 미성년 법에 해당하지 않아 법적으로는 혼인빙자 간음과 위계에 의한 성폭행 외에는 달리 처벌할 방법이 없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담임 목사는 노회를 통해 (아들인) 김 목사를 제명 처리하였으나 '제명' 처리되면 목사 '면직'이 아니라 이후에도 목사 활동을 다시 할 수 있다"며 "다시는 이렇게 파렴치한 자들이 목사 신분으로 성범죄와 악행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목사직을 꼭 박탈해달라"고 촉구했다.
이 청원 글에는 이날 오전 10시 현재 6천300여명이 동의했다.
김 목사로부터 그루밍 성폭력 피해를 봤다는 여성들과 이들을 대변하는 목사들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에 있는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김 목사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피해자들을 상담한 한 교회 관계자 등은 "김 목사가 청년부와 청소년부를 담당하면서 미성년자인 여성 신도에게 '사랑한다'라거나 '결혼하고 싶다'고 하며 연인관계처럼 만나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들은 김 목사가 여러 여성 신도와도 유사한 방식으로 성관계를 맺었다는 것을 알게 된 뒤 교회 측에 그의 행위를 알렸다.
김 목사는 피해자들의 문제 제기 이후 한국을 떠나 현재 필리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회 관계자는 "김 목사는 지난해 말부터 교회에 나오지 않고 있다"고만 말했다.
h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