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과거 보러 넘던 고개…지명에 '방(榜) 내건다'는 뜻 담겨
(영동=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대학 수학능력시험(15일)을 앞두고 충북 영동군 매곡면 괘방령 '장원급제길'에 학부모들의 간절한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6일 영동군에 따르면 경북 김천시 대항면에서 매곡면으로 이어지는 이 고갯길은 조선시대 영남지역 유생들이 과거를 보기 위해 넘어다니던 길이다.
'괘방(掛榜)'이라는 지명 자체가 장원급제를 알리는 방이 붙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때문에 이 고개를 넘으면 과거에 급제하고, 인근 추풍령을 넘으면 '추풍낙엽'(秋風落葉)이 돼 돌아온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군이 이런 의미를 담아 2005년 고갯마루에 돌탑을 세우고, '장원급제길'이라는 이름도 붙였다.
그 뒤 대학 입시나 기업체 신입사원 채용철이 되면 이곳의 영험한 기운을 받으려는 수험생과 부모의 발길이 이어진다.
군 관계자는 "북적거릴 정도는 아니지만, 최근 돌탑 앞에서 두 손을 모은 채 기도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며 "애간장 태우는 수험생이나 가족에게는 이곳을 방문하는 것 자체가 위안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동군은 이 고개 주변을 정비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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