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슨 전 美재무, 미·중 가르는 경제적 '철의 장막' 경고(종합)

입력 2018-11-07 16:17  

폴슨 전 美재무, 미·중 가르는 경제적 '철의 장막' 경고(종합)
"中, 과감히 개방하고 美와 최우선 협력…美, 中 실존적 위협으로 보지마라"
FT 기고선 "전례없는 리스크 시대…기업은 정치에, 정부는 민간혁신에 위험"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김지연 기자 = 헨리 폴슨 전 미국 재무장관이 미국과 중국이 전략적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면 세계 경제를 무너뜨릴 '경제적 철의 장막(economic iron curtain)'이 드리워져 완전한 냉전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폴슨 전 장관은 7일 블룸버그가 싱가포르에서 개최한 신경제포럼의 연설문에서 미·중 갈등은 무역 문제를 넘어서 핵심적인 분야에서 이익을 달리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양쪽이 무역 문제에서 합의에 도달하더라도 다른 이슈에서 갈등을 지속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골드만삭스 CEO를 지낸 금융전문가로 2006년부터 조지 부시 행정부의 재무장관을 지내며 금융위기 대응에 나섰다. 1990년대 골드만삭스의 투자은행 사업 타진을 위해 중국을 처음 찾은 것을 시작으로 중국과 비교적 가까운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날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이전부터 나타난 미국의 대립적 태도보다도 중국 개방 실패의 책임이 더 크다고 주장하면서 중국의 주요 문제는 공산당이 모두를 지휘하고 민간 기업이 국가의 전략적 목표를 뒷받침해야만 하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외국 기술이 현지화 과정을 거치며 중국 기술로 고쳐져야 하는 것 역시 많은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지극히 불공정하다고 여기는 부분이라고 그는 꼬집었다.
미국에 대해서는 중국이 자체 기준과 독립을 꾀하고 있는 와중에 미국 일부 세력이 '냉전식 기술 거부 체제'를 지지하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이 사실 커플은 아니지만, 어떤 나라도 둔화 와중에도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주요국과 '이혼'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폴슨 전 장관은 중국을 고립시키는 정책이 미국의 고립을 자초할 위험이 있다며 기업들이 미국 대신 중국에 덜 적대적인 나라로 눈을 돌릴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해결 방안으로 그는 미국에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중국과 협상하되 중국을 미국 문명에 '실존적 위협'을 제기하는 국가로 보지 말라고 주문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철회 결정을 재고하는 등 협력국들을 구하라고도 조언했다.
폴슨 전 장관은 중국에 대해서는 "특히 북한을 포함해 가장 중요한 전략적 우선순위에 대해 미국과 협력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외국 기업들이 평평한 운동장에서 뛸 수 있고 시장이 핵심 결정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며 지적 재산권을 보호하는 등 경제 개방에 과감해져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실린 기고문에서는 세계 경제가 공공·민간 부문에서 성격·범위 측면에서 유례가 없는 대규모 리스크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업들은 정치가 글로벌 시스템의 근간을 위협하는 상황을 맞았고, 정부들도 혼란을 유발하는 민간 부문의 대규모 혁신을 맞았다고 설명했다.
폴슨 전 장관은 이처럼 정부와 기업이 대면한 위험을 크게 3가지로 분류했다.
가장 명확한 위험으로 민주주의 선진국에서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와 국수주의가 힘을 얻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전통적으로 이런 현상은 신흥국에서 나타났으나 지금은 선진국들이 기업 환경에 영향을 주는 정치적 위험들을 가장 많이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그는 두 번째 위험으로는 '규제 혼란'으로 이미 국가 간 교역 여건이 위축되기 시작한 것을, 세 번째 위험은 '국가 안보'에 대한 정의가 고무줄처럼 적용된다는 것을 꼽았다.
국가들이 미국과 중국 간 이외에도 안보 문제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어 국방과 상업의 경계선이 흐려지고 있으며 국가 간 투자유치 경쟁이 치열해 기업의 이익이 정책을 결정하게 되는 위험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폴슨 전 장관은 정부와 기업은 서로 다른 목표를 갖고 있지만, 위험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서로 함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성공적인 정부가 되려면 기업발 리스크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동시에 성공적인 다국적 기업을 위해 매력적인 국가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justdu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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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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