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따라 흘러가는 악취 '포집' 불가…전남도, 악취측정시스템 설치 검토
(여수=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지난 주말 전남 여수에서 발생한 악취에 대해 관계 당국이 조사에 나섰지만,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7일 여수시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1시 16분께부터 여수시 미평·봉계·둔덕·중흥동 일대에서 악취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플라스틱 타는 냄새가 난다"는 등의 신고가 여수시에는 50여건, 전남소방본부에는 160여건이 걸려왔다.
여수시와 전남도는 화학물질로 인한 냄새로 추정하고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화학 공장 3곳에 대해 조사에 나섰다.
해당 공장들은 정기 보수를 위해 공장 가동을 중단한 이른바 '셧다운(Shut down)' 중이었다.
여수시는 악취 신고가 여수산단 인근에 있는 흥국사에서 먼저 신고가 된 점으로 미뤄, 산단에서 흘러나와 영취산을 넘어 미평동 쪽으로 흘러간 것으로 추정했다.
신고가 집중된 지역은 산단에서 6∼8km가량 떨어져 있는 데다 바람 방향도 달라 악취가 시작된 곳을 특정할 수 없었다.
산단에 설치한 대기오염 측정망은 항산화 물질과 일산화탄소, 미세먼지를 측정할 수 있지만, 악취는 감지할 수 없다.
여수시는 전남도와 협의해 악취 측정 시스템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전남도와 여수시, 여수지역합동방재센터, 여수해경, 전남보건환경연구원은 이날 오후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한다.
여수시 관계자는 "공중에 떠다니는 악취는 사실상 측정 자체가 불가능해 원인 규명을 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며 "업체를 대상으로 악취가 신고된 시간에 작업했는지 아닌지를 조사했지만, 뚜렷한 연관 관계는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악취 등 대기오염 물질은 바람에 따라 흘러가는 만큼, 산단뿐 아니라 인근 제철소, 해상에서 작업하는 선박 등 광범위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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