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달러화 대비 가치가 급락해 우려를 낳았던 인도네시아 루피아화가 약세 흐름을 멈추고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7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이날 자카르타 외환시장에서 루피아화 환율은 달러당 1만4천770루피아로 거래를 시작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달러당 1만5천200루피아 주변을 오가던 환율이 연일 하락한 결과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이 공시하는 기준환율인 자카르타 은행 간 현물 달러 환율(JISDOR)은 이달 1일 달러당 1만5천195루피아에서 6일 1만4천891루피아로 304루피아(1.98%) 내렸다.
루피아화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과 터키, 아르헨티나의 통화위기로 촉발된 신흥국 금융 불안의 여파 때문에 최근까지 심한 약세를 보여왔다.
이로 인해 루피아화의 달러화 대비 가치는 연초보다 10% 이상 떨어져 아시아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그랬던 루피아화가 반등세로 돌아선 데는 예상보다 양호한 5%대의 성장률이 꾸준히 유지된 것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인도네시아 국영 바하나 증권의 사트리아 삼비잔토로 이코노미스트는 "인도네시아 경제의 기초체력이 예상보다 훨씬 더 양호하다는 사실을 인식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얼마전부터 국채를 중심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국영 석유기업 페르타미나가 7억5천만달러(약 8천400억원) 상당의 채권을 발행한 것도 루피아화 가치 반등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루피아화 환율이 이대로 안정될지는 불투명하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큰 데다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국내적으로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추진해온 대규모 인프라 건설 사업으로 주요 국영기업들이 지게 된 부채가 갈수록 커지는 것과 내년 4월 총·대선을 앞두고 정국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것 등도 변수로 거론된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국영 보험사 지와스라야가 유동성 부족으로 사실상 지급불능 상황에 놓이면서 인도네시아 국영기업 전반에 불신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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