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밀양캠퍼스 나노학과 양산 이전에 발끈…부산대 "의견수렴 단계"
(김해=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부산대가 밀양대를 사실상 흡수통합한 지 13년 만에 밀양캠퍼스 나노 관련 학과 등 3개 과를 양산캠퍼스로 이전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밀양시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밀양시는 이런 조치가 2005년 통합 당시 밀양캠퍼스를 나노·바이오 특성화 캠퍼스로 조성한다는 교육부 승인조건에 위배되는 데다 대통령 및 도지사 공약사업으로 추진 중인 밀양나노국가산단 조성에 찬물을 끼얹는 처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박일호 밀양시장은 7일 김상득 시의회 의장 등과 함께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밀양에는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가 조성 중인데 부산대 계획대로 나노 관련 학과가 양산캠퍼스로 이전하면 나노 융합산업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에도 막대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부산대가 밀양에서 양산으로 이전을 검토 중인 학과는 나노과학기술대학 나노에너지공학과와 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 생명자원과학대학 IT응용공학과 등 3개 과다.
현재 밀양캠퍼스엔 단과대학이 2개뿐이며 나노과학기술대학에 3개 과, 생명자원과학대학에 11개 과가 있다.
만약 부산대 방침대로 이전이 가시화되면 나노과학기술대학에서 남은 1개 과마저 결국 이전하고 단과대 자체가 없어질 것으로 밀양시는 보고 있다.
박 시장은 이날 "통합 당시 밀양캠퍼스를 특성화하기 위해 밀양대학교 3개 단과대학과 산업대학원은 폐지하고 나노과학기술대학과 생명자원과학대학을 신설했다"면서 "이 때문에 학생 수는 줄었고 밀양 시내 중심에 있던 밀양대학이 이전되면서 부지는 방치됐으며 시내 중심지 상권은 장기 침체를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통합 직전인 2004년 종합대학인 밀양대 재학생은 6천669명이었지만 현재 도심에서 삼랑진으로 이전한 부산대 밀양캠퍼스 재학생은 1천795명에 불과한 것으로 시는 파악하고 있다.
박 시장은 국립대는 지역균형발전에도 이바지해야 할 책무가 있다며 부산대는 밀양대를 흡수·통합할 당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산대 밀양캠퍼스 3개 학과 이전 방침은 밀양시와 상생협약 파기이고, 지자체와 관계에서 이득만 취하고 지역에 대한 책임을 전혀 이행하지 않는 처사라고 박 시장은 반발했다.
밀양시의회 등은 나노 관련 학과 이전 계획이 철회되지 않으면 '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 구성은 물론 범시민 궐기대회를 열어 부산대에 이전 방침 철회를 촉구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부산대 김성수 기획처장은 "지난주 전호환 총장과 박 시장이 이 문제로 만나 협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 총장은 지역사회와 협력도 중요하지만, 자체 성장도 중요하며 수요가 있는 학과 재배치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 처장은 "밀양캠퍼스 나노 학과 이전은 아직 확정된 사항이 아니고 교수회와 각종 위원회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단계"라며 "이전 절대 불가가 밀양시 입장이지만 수용할 것은 수용하는 등 검토를 다시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부산대는 3개 과 이전이 성사되면 기존 캠퍼스 시설을 활용, 2020년 3월 신입생을 모집하는 것이 애초 계획이었다는 점은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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