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회서 "저라면 안가고파…일자리 없어 그렇게라도 해야한다는 점엔 동의"
"삼성 등 민간기업과 교류 나쁜 게 아냐…정기적 교류 추진"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양향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원장은 7일 광주형일자리 사업과 관련, "단기정책이다. 단기적인 방안밖에 될 수 없는 거고, 결국은 세계형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양 원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가진 기자단 간담회에서 임금을 기존 업계의 절반으로 줄이는 대신 일자리를 늘리자는 취지의 광주형일자리 사업에 관한 의견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양 원장은 그러고는 "낮은 급여에 지방자치단체가 의료 등을 보전해준다고 하는데 솔직하게 저 같으면 안 가고 싶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며 "그럼에도 일자리가 없기에 그렇게라도 해야 하지 않느냐는 점에는 동의"라고 말했다.
양 원장은 2020년 21대 총선 출마 의사를 묻자 "한 번도 계획하고 뭘 한 적은 없다. 이 일이 정말 필요한 거다 하면 한다. 가장 가치 있는 일을 한다"고 에둘러 답변했다.
그는 삼성전자 최초의 고졸 출신 여성 임원을 지낸 인물로 2016년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인재 영입 7호 인사로 입당, 20대 총선에 광주 서구을에 전략 공천됐다고 고배를 마신 뒤 같은 해 민주당 여성 최고위원에 올랐었다.
올해 8월 30일 취임한 양 원장은 공무원 교육에 민간기업의 여러 부분을 벤치마킹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그는 "간부들과 삼성인재개발원에 가서 내부시설을 둘러봤고, LG와 SK에도 요청했다"며 "(민간기업과) 교류가 나쁜 게 아닌데, 정치적 부담이 있어서 기업 측에서 조심스러워한다"고 귀띔했다.
이어 "삼성의 반도체 기술이 4반세기(25년) 동안 1등을 한 것은 삼성리더십프로그램(SLP) 등 교육의 힘"이라며 삼성·LG·SK 등 민간기업과 교류를 정기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또, 민간기업 경험을 바탕으로 공무원 조직에 ▲ 교육과 인사의 연결 ▲ 실수와 실패를 인정해주는 문화 ▲ 가치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원장은 "민간에서는 '리더코스'를 밟을 사람을 선발해서 교육하기에, 교육생이 된다는 것은 임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이 있다는 인증"이라며 "교육 결과가 인사과로 전달되고 어떤 부서의 리더로 응용할지가 정해진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런데 공무원들은 '바쁜 분은 (교육에) 못 온다'는 인식이 있다"며 "교육을 받고 간 결과가 다음 인사에 적용이 돼야 서로 교육을 받으려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아울러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발화사건에 관해 "더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었던 건전한 실패, 신이 준 축복"이라고 예를 들며 "공직사회도 실수와 실패를 인정해주고, 함부로 징계하지 않는 문화가 있어야 더 큰 재난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삼성전자 등 민간기업의 '퍼스트펭귄 상'을 국가인재원에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퍼스트펭귄은 가장 먼저 바다에 뛰어드는 펭귄을 뜻하며, 기업들은 실패를 무릅쓰고 도전하는 직원에게 퍼스트펭귄 상을 주고 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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