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시찰, 경제전문가 면담할 듯…북미협상 돌파구 모색 관측도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이달 말 베트남을 방문, 베트남의 개혁·개방 모델인 '도이머이'(쇄신)를 집중적으로 연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7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리 외무상은 오는 27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베트남을 방문할 예정이다.
리 외무상은 베트남 정부에 "베트남의 경제발전 모델을 배우고 싶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이 베트남전 이후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어떻게 풀어가면서 개혁·개방을 통해 빠른 속도로 경제발전을 이뤘는지 직접 현장을 보면서 노하우를 전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리 외무상은 이에 따라 베트남 내 주요 산업단지를 시찰하고 경제 전문가들을 만나 심도 있는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정부는 차관급 이상 고위 인사를 지정, 적극 지원하도록 할 것으로 전해졌다.
레 티 투 항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리 외무상이 이달 말 베트남을 방문하는 게 맞으냐'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 외무상의 베트남 방문은 북한이 베트남의 경제발전 모델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달 초 베트남을 방문한 북한 장춘실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도 호앙 빈 꾸언 베트남 공산당 대외관계위원장을 만나 도이머이 성과를 논의하는 등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장 위원장은 회담에서 "베트남이 지금까지 이룬 위대하고 중대한 성과를 열렬히 축하한다"면서 "베트남 인민이 공산당의 영도하에 도이머이에서 더 크고 많은 성과를 이룰 것으로 믿는다"고 말한 바 있다.
리 외무상의 이번 베트남 방문을 북미협상의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한 행보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베트남은 북미협상을 이끄는 미국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한에 롤모델로 제시한 국가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7월 초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한 1박 2일간의 방북 후 베트남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기회를 잡는다면, 미국과의 정상적 외교관계와 번영으로 가는 베트남의 길을 따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 위원장을 향해 "당신이 이 기회를 잡으면 이(베트남의) 기적은 당신의 기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youngky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