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로셴코 대통령 최측근 인사…수사 부진에 퇴진 압박 받아
"권력에 매달리지 않는다"…야권 퇴진압력 정면돌파하려는 듯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우크라이나에서 황산 테러를 당한 반부패 운동가의 사망으로 사법당국의 테러 사건 수사 부진을 비난하는 여론이 고조된 가운데 현직 검찰총장이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검찰총장 공보실을 인용해 유리 루첸코 총장이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루첸코 총장은 전날 의회 보고에서 반(反)부패 운동가 카테리나 간드쥬크(33)가 황산 공격을 당해 치료를 받다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 이 사건 수사에 외부의 정치적 압박이 높아 검찰 업무를 무력화시키고 있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내가 권력에 매달리고 있지 않음을 분명히 하기 위해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의원들이 본인의 사퇴 문제를 이번 주 안에 심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재무장관 출신의 루첸코는 지난 2016년 검찰총장에 임명됐으며, 포로셴코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통한다.
우크라이나에서 임기 6년의 검찰총장은 대통령이 의회의 동의를 얻어 임면한다.
루첸코 총장의 사직서 제출은 간드쥬크 사건 수사 부진에 대한 시민운동가들과 야권의 압박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시도로 보인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의원 절대다수는 루첸코 사임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루첸코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던 간드쥬크가 지난 4일 사망한 이후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현지 시민 운동가들은 사법당국이 간드쥬크 사건 수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검찰총장과 내무장관 사퇴를 요구했다.
간드쥬크는 흑해 연안의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헤르손 출신으로 경찰의 부패를 고발하는 시민운동을 펼쳐오다 지난 7월 말 자택 인근에서 한 남성으로부터 황산 공격을 받아 신체의 30%가 넘는 부위에 화상을 입었다.
그는 11차례에 걸친 수술을 받고 입원한 상태에서도 계속해 부패를 성토하는 목소리를 내고, 황산 공격 관련자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해 왔으나 결국 숨졌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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