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경도인지장애 환자 388명 3년 추적결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치매 전 단계로 알려진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저체중이거나 고혈압을 동반하면 치매로 진행할 위험이 최대 4.7배까지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경도인지장애는 같은 또래에 견줘 인지기능과 기억력이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은 환자의 약 80%가 5년 이내에 치매 판정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창욱·주수현 교수팀은 경도인지장애로 진단받은 노인 388명을 대상으로 평균 36개월을 추적 관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연구팀은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체질량지수(BMI)에 따른 치매 발병 위험을 비교했다. 이 결과 저체중인 경우 정상 체중보다 알츠하이머 치매로 진행할 위험이 2.38배 높았다. 이런 경향은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뚜렷했다.
특히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고혈압을 동반한 경우 고혈압이 없는 환자에 견줘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릴 위험이 4.71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또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인지훈련, 운동, 미술, 원예, 컴퓨터 인지치료 등 인지중재를 하지 않은 경우에도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이 3.06배에 달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로 진료받은 인원은 2012년 6만3천명에서 2017년 18만6천명으로 늘었다. 연간 증가율이 24.2%에 달한다.
연구팀은 경도인지장애가 치매로 진행하는 것을 멈출 수 있는 효과적인 약물이 없는 만큼 치매로 발병하기 전에 위험요인을 찾아서 교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창욱 교수는 "노년기 영양 결핍은 신경세포 손상을 유발해 치매 발병을 촉진할 수 있다"면서 "특히 여성의 경우 지방세포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생성에 관여하기 때문에 저체중이 치매 발병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수현 교수는 "노년기에는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체중을 잘 유지하면서 적당한 운동으로 근육량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지역 치매안심센터 등에서 시행하는 인지중재요법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 될 수 있다"고 권고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정신건강분야 국제학술지(Frontiers in Psychiatry) 최근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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