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옛 소련 시절 전설적인 록스타인 고(故) 빅토르 최의 젊은 시절을 조명한 영화를 만든 러시아 유명 영화감독이 7일(현지시간) 법정에서 정부 지원금 횡령 혐의에 대해 "터무니없다"며 강력히 부인했다.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은 2011~2014년 정부 지원을 받은 한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공금 220만 달러(약 22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이날 법정에 출석했다.
그는 법정에서 예술감독인 자신은 재정에 관여할 권한이 없었고 지원금도 문제없이 지출됐다면서 횡령 혐의를 부인했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그는 지난해 8월부터 가택연금 상태에 있다.
러시아 당국의 예술 검열을 비판해온 인사로 유명한 세레브렌니코프를 지지하는 이들은 예술 표현을 탄압하려고 조작한 '정치적 사건'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가택연금을 선고받은 후 그가 기획한 발레 공연은 초연 일주일을 앞두고 석연치 않은 이유로 돌연 취소됐다.
주최 측은 '공연 준비 부족'을 이유로 들었지만, 극 내용이 러시아의 보수적 분위기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앞서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은 빅토르 최를 조명한 영화 '레토'(Leto·여름)'로제71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경쟁 부분에 초청되기도 했지만 참석하지 못했다.
프랑스 정부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영화제 참석을 위해 가택연금 해제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지만, 푸틴 대통령이 거절해 결국 무산됐다.
영화에선 한국인 배우 유태오(37)가 고려인 2세의 후손인 빅토르 최 역을 맡았다.
ironli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