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죽 쏟아진 디왈리 축제 후 공기 질 크게 악화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악명 높은 세계 최악의 겨울철 스모그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뉴델리는 해마다 10∼11월 힌두교 최대 명절인 디왈리를 전후해 대기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같은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인디아, NDTV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한때 뉴델리 아난드 비하르 지역의 '인도 공기질지수'(AQI)가 최대치인 '999'를 찍었다.
미국 대사관 인근의 인도 AQI 지수도 459를 기록하는 등 뉴델리 시내 대부분 지수는 이날 오전 400∼500대 이상을 기록했다.
인도는 PM10(지름 10㎛ 이하인 미세먼지), PM2.5(지름 2.5㎛ 이하인 초미세먼지) 등 여러 오염원을 종합해 자체적으로 인도 AQI를 수치화하고 있다.
인도 AQI 지수는 201∼300은 '나쁨', 301∼400은 '매우 나쁨', 401 이상은 '심각'을 뜻한다.
세계의 대기오염 실태를 조사하는 '에어 비주얼'의 미국 AQI 지수 기준에 따르면, 이날 뉴델리 시내에서 지수가 '2천'에 도달한 지역도 여러 곳 있었다.
PM10과 PM2.5 수치도 이날 뉴델리 대부분에서 200∼300 이상을 기록했다. WHO는 PM2.5의 연평균 농도를 10㎍/㎥로 낮출 것을 기준치로 제시하고 있다.
뉴델리의 공기는 지난달 들어 나빠지기 시작하다가 7일 디왈리 축제 시작되면서 최악 상황으로 접어들었다.
뉴델리 인근 여러 주(州)에서는 농부들이 추수가 끝난 후 11월 중순 시작되는 파종기까지 논밭을 마구 태우는 바람에 엄청난 재가 발생하고 있다.
또 낡은 경유차가 뿜어내는 매연, 도심 빈민이 난방과 취사를 위해 타이어 등 각종 폐자재를 태운 연기, 건설공사 먼지 등이 더해지고 있다.
여기에 디왈리 축제를 전후해 곳곳에서 터진 대규모 폭죽으로 먼지가 무더기로 더 쏟아지면서 대기 상황은 그야말로 '가스실' 수준이 된 것이다.
올해 공식적인 디왈리 축제기간은 7일부터 11일까지 5일간이다.
축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7일 밤에는 뉴델리 시내 여러 곳에서 대규모 불꽃놀이 등이 진행됐다.
인도 대법원은 디왈리 때 밤 8시부터 10시까지 두 시간 동안 '친환경 폭죽'만 사용하도록 허용했으나 많은 이들이 규정을 무시하고 '유해 폭죽'을 마구 터트려댔다.
이처럼 공기가 나빠지자 상당수 시민은 외출을 자제하고 실내에 머물고 있다.
디왈리 축제 기간에는 학교, 관공서, 기업체 상당수가 쉰다.
한편, 현재 인도 당국은 먼지 발생을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 지난 1일부터 수도권(델리-NCR) 내 땅파기를 포함한 모든 건설현장 공사를 중단시킨 상태다.
석탄을 원료로 사용하는 모든 산업시설의 가동도 지난 4일 중단됐다.
건설공사와 산업시설 가동은 오는 11일 재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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