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꼴찌 한국전력 상대로 풀 세트 접전 끝에 진땀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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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지난 시즌 대한항공의 우승을 이끈 박기원(67) 감독은 직설적인 화법이 돋보인다.
경기에 승리하더라도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숨기지 않고 이야기한다.
8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대한항공은 개막 6연패로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는 한국전력을 상대로 패배 직전까지 몰렸다.
1세트를 먼저 따낸 뒤 내리 2, 3세트를 내줬고, 5세트에서는 14-11로 승기를 잡아놓고도 서재덕에게 연속 득점을 허용한 끝에 진땀승을 거뒀다.
경기 후 박 감독은 경기 소감을 묻자 10초 이상 침통한 표정으로 침묵을 지키다가 겨우 "OK 때와 똑같은 상황이 또 벌어졌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3일 OK저축은행과 방문경기에서 먼저 2세트를 잡고도 내리 3세트를 내줘 리버스 스윕 충격 패를 당했다.
박 감독은 기량에서 뒤진 게 아니라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엔진을 끈 것 같은 상황"이라고 표현하고는 "컨디션이야 좋을 때도, 안 좋을 때도 있지만, 같은 실수는 두 번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 시즌 초반에 일어나고 있다는 게 좋은 기회"라고 재무장을 다짐했다.
대한항공 선수단 역시 표정이 밝지 않았다.
이날 30득점에 개인 통산 15번째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대한항공 주포 밋차 가스파리니(등록명 가스파리니)는 "경기 내용은 좋지 않았지만, 이겨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가스파리니는 "선수의 몸 상태나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면서도 "쉬운 볼이 왔을 때 득점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걸 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분석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 1라운드에서 3승 3패, 승점 8에 그치며 고전했다.
올해는 '슬로 스타터'에서 벗어나겠다고 다짐한 박 감독은 팀이 흔들린다는 판단이 들자 당근 대신 채찍을 먼저 꺼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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