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 참여·환경문제 협력 논의…하노이·난징포럼도 참석
(하노이·서울=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윤보람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일본, 베트남, 중국을 잇달아 찾아 현지 지도층 인사들과 다양한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글로벌 광폭 행보를 이어갔다.
9일 SK그룹과 베트남 정부 기관지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8일 베트남 하노이 총리공관에서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30분가량 면담하며 베트남 국영기업 민영화 참여와 환경문제 해결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앞서 최 회장은 작년 11월 푹 총리와의 첫 면담에서 상호 협력방안을 논의한 바 있으며, SK는 지난 9월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 중 하나인 마산그룹의 지주회사 지분 9.5%를 4억7천만달러(약 5천300억원)에 매입했다.
최 회장은 1년 만에 재회한 푹 총리에게 "첫 만남 이후 마산그룹 투자를 시작으로 민간기업과의 협력 증진을 추진 중"이라며 "공기업 민영화 참여 등 다른 분야에서도 협력이 가속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베트남 4차 산업혁명 기회를 이용하고 혁신센터를 세우는 것에도 관심이 있다"면서 베트남 투자계획부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SK그룹이 베트남 맹그로브 숲 복원사업 지원 등을 통해 베트남 맞춤형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베트남 맹그로브 숲은 현재 전체 면적 44만㏊ 중 30%만이 남아있어 보호 및 복원사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지난 5월부터 짜빈성 롱칸 지역의 맹그로브 숲 조성, 호찌민 기술대의 맹그로브 복원 연구지원 등을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최 회장은 "베트남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환경문제가 심화할 수 있다"며 "미리 국가 차원에서 환경 분야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면 독보적인 환경문제 해결 역량을 갖출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푹 총리는 "이렇게 매년 만나는 해외기업 총수는 최 회장뿐일 정도로 SK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면서 "중앙정부 차원에서 정보통신기술(ICT), 에너지, 반도체 등 첨단기술 분야의 독보적 역량을 보유한 SK와의 민관협력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푹 총리는 이어 최 회장에게 공기업 민영화 추진 로드맵을 설명하고 민영화 관련 투자, 환경 등 사회문제 해결, 기술발전 등 분야에 SK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함께 최 회장은 한국고등교육재단과 베트남 하노이국립대학이 9일부터 이틀간 하노이국립대학에서 공동으로 개최하는 제1회 '하노이 포럼'에 참석했다.
하노이 포럼은 한-베트남 간 학술 및 교류협력 등을 위해 창립됐으며, 올해 주제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후변화 대응'이다.
한국고등교육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포럼에 참석한 최 회장은 축사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베트남도 올해 막대한 태풍 피해를 입었다"며 "환경문제는 특정 국가의 이슈가 아닌 글로벌 대응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경보존에 더 적합한 새로운 사업모델과 해법을 찾아야 할 때"라며 경제적 가치 뿐만 아니라 환경 보호·개선 등과 같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SK의 '딥 체인지'(Deep Change) 경영 사례를 대안의 하나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최 회장은 SK 관계사들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운영 중이고, 이 시스템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사회적 기업에 금전적 인센티브를 주는 사회성과인센티브(SPC)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라고 소개했다.
지난 6∼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니케이 포럼에 참석했던 최 회장은 오는 17일부터 이틀간 중국 난징(南京)에서 열리는 '제3회 난징 포럼'에도 참석한다.
'이해와 대화: 아태(亞太) 공동운명체 구축'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에서는 해양 실크로드와 해양협력, 아태 거버넌스 혁신과 지속가능발전, 동아시아 문명과 문화혁신 등이 논의된다.
최 회장 외에도 러우친젠(婁勤儉) 장쑤성 서기, 장징화(張敬華) 난징시 서기, 뤼지엔(呂建) 난징대 총장, 최광철 SK사회공헌위원장, 박성욱 SK하이닉스[000660] 부회장, 박인국 한국고등교육재단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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