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한국대표부, 한반도·세계 평화 기원 음악회…1천200석 강당 가득 차
백건우, 연주회 앞서 "진실된 대화야말로 평화 향한 길"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음악이 힘이 될 수 있지요. 우리가 좀 더 진실한 대화를 계속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건우(72)가 8일 저녁(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본부에서 열린 '평화 콘서트'에서 혼신을 다한 연주로 1천200여 명의 관객으로부터 뜨거운 기립박수를 받았다.
백건우는 이날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인 필리프 앙트르몽(84)과 빈 베토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해 콘서트 2부에서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연주했다.
백건우의 영혼을 불어넣은 열정적인 연주가 끝나자 관객들은 네 차례의 커튼콜과 기립박수로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이 거장에게 찬사를 보냈다.
이날 연주회는 유네스코 한국대표부(대사 이병현)가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마련했다.
1천200석 규모의 유네스코 본부 강당은 백건우가 연주하는 '황제'를 들으러 온 파리의 외교가와 문화계 인사들, 친한파 프랑스인들로 가득 차 성황을 이뤘다.
백건우는 이날 콘서트에 앞서서는 리허설을 마치고 잠시 한국 언론과 만나 평화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베토벤의 '황제'를 연주곡으로 택한 이유로 "베토벤은 모든 사람을 껴안은 인물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곡이 맞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백건우는 이어 "바람이 있다면 요즘 많은 문제가 있지만, 우리가 진실된 대화를 했으면 좋겠다. 그 길이야말로 평화를 향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에 "음악이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저 역시 모든 국민이 바라는 것처럼 평화와 언젠가 이뤄질 통일을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공연에서는 백건우와 빈 베토벤필하모닉이 앙트르몽의 지휘 아래 협연한 '황제' 외에도 아리랑을 오케스트라 곡으로 편곡한 작품과 모차르트의 교향곡 41번 '주피터'도 연주됐다.
평화 콘서트를 주최한 유네스코 한국대표부 이병현 대사는 "올해는 남북의 화해에 있어 역사적인 합의들이 있었던 해였다"면서 "평화 프로세스의 모멘텀이 계속되고 더욱 강고해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본부 회의 참석으로 콘서트에는 참석하지 못한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도 대독한 메시지를 통해 "오늘 콘서트는 최근 한반도의 해빙을 추동한 희망을 표출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예술과 문화, 과학과 지식인들의 교류를 통해 화해와 평화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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