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골만 남은 고시원…새벽 '불이야' 소리에 외투만 걸치고 대피

입력 2018-11-09 09:31   수정 2018-11-09 10:50

철골만 남은 고시원…새벽 '불이야' 소리에 외투만 걸치고 대피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6명이 사망하는 등 20명에 가까운 사상자를 낸 서울 종로구의 국일고시원 화재현장은 사고 당시의 긴박함을 짐작게 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종로구 관수동 청계천 인근에 있는 이 고시원에서는 9일 오전 5시께 불이 났다.
건물 3층에서 시작된 불은 소방관 100여명과 장비 30대가 투입된 끝에 발생 2시간 만인 오전 7시께 완전히 진압됐다.
1층 복요리집과 주점은 비교적 온전한 상태였지만, 불이 시작된 3층은 시커멓게 그을린 흔적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건물 내부는 앙상하게 철골만 남았다.
3층 출입구 쪽에서 불이 난 데다 불길이 거셌기 때문에 제때 탈출하지 못해 당시 현장은 아비규환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오래된 건물이라 스프링클러는 없었고, 그나마 설치돼있던 비상벨과 완강기는 정작 아무도 활용하지 못했다고 소방 당국은 전했다.





화재가 발생한 3층의 외부로 향한 창문은 곳곳이 깨져 있고, 'ㄴ'자 모양으로 솟아오른 4층 창문도 부서져 있었다. 3층 창문 바로 위에 붙은 간판도 형체를 알 수 없는 상태다.
거주자들이 모두 대피한 2층에서도 건물 바깥으로 간이 철골 구조물이 연결된 창문이 활짝 열려있었다.
고시원 2층 거주자들은 맨몸에 외투만 걸치는 등 옷을 제대로 갖춰 입지 못한 상태로 급히 대피했다.
2층 거주자인 50대 남성 김 모 씨는 "누군가 '불이야' 하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 대피했다"며 "(건물 밖으로) 나왔을 때는 이미 3층에서 연기가 나고 있었다"고 말했다.

가까스로 바깥으로 대피한 한 중년 여성은 당시 상황을 묻는 취재진의 말에 "내가 반찬도 해주고 했는데 죽은 사람들 불쌍해서 어떡하느냐"고 울다가 자리에 주저앉기도 했다.
인근에서 철물점을 운영하는 이재호(61) 씨는 "오전 4시 58분께 누군가 '아악'하는 큰 비명을 질렀다"며 "나가 보니 건물 앞뒤로 불길이 치솟고 있었고, 연기가 정말 많이 났다"고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돌아봤다.
이 씨는 "건물 안에는 노점상 아주머니들이 사는데 지인 1명의 생사가 불분명하다"고 걱정하며 "원래 오래된 건물인데 2년 전쯤 건물 내외부 일부분을 리모델링했다"고 전했다.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경찰은 방화 등 범죄 혐의점이 있는지, 고시원이 불법으로 건축됐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현장브리핑] 소방 "고시원 화재, 3층 출입구쪽서 발생 추정" / 연합뉴스 (Yonhapnews)



s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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