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진병태 기자 = 중국 동부 저장(浙江)성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인터넷대회가 최근 낙마한 '인터넷 차르'의 영향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가 9일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지난 7일 저장성 소도시 우전(吳鎭)에서 개막한 세계인터넷대회가 중국에서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개막식에서 이전과는 달리 황쿤밍(黃坤明) 중앙선전부 부장이 참석,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축사를 대독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 대회가 처음 열린 2014년에는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출석했고 2015년 2회 대회에는 시 주석과 당시 정치국 상무위원이자 중앙서기처 서기를 맡았던 류윈산(劉雲山)이 함께 출석했다.
또 2016년 대회에는 류윈산 정치국 상무위원이 참석했고 지난해 대회에는 류윈산의 뒤를 이은 왕후닝(王호<삼수변+扈>寧) 중앙서기처 서기가 개막식에 출석했다.
이 매체는 대회참석 고위급의 직급으로 볼 때 세계인터넷대회는 등급이 하락한 것으로 보이며 그만큼 주목도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런 등급하락 원인은 최근 낙마한 루웨이 전 국가인터넷판공실 주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이 매체는 분석했다. 세계인터넷대회는 루웨이가 국가인터넷판공실 주임으로 있을때 시작해 그의 낙마와 함께 쇠퇴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2회 대회당시에는 루웨이가 유학생과 중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각국에서 온 전문가'로 분장시켜 대회에 참가토록 해 '세계 각국에서 (황제를) 알현하기 위해 참가하는 모양'을 취했다는 얘기도 있었다고 전했다.
루웨이는 2013년부터 국가인터넷판공실 주임과 국무원 신문판공실 부주임을 맡아 '인터넷 차르'로서 위상을 과시하면서 인터넷 사업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루웨이는 지난해 11월 중국 공산당의 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이후 처음으로 낙마한 정부급(正部級·장관급) 관리다. 그는 최근 수년간 전례가 없었던 격한 레토릭으로 치죄가 이뤄졌다. 관방매체는 그가 중앙에 충성하지않고 정치, 조직, 염정, 생활기율 등 4대 기율을 위반했으며 망령되이 당정책을 논했고 사사로이 당파를 결성했다고 밝혔다.
세계인터넷대회는 인터넷기술발전이 세계를 이롭게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과도한 인터넷 접근 차단과 '만리방화벽'을 우회하는 가상사설망(VPN) 단속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 중국은 외국의 비판적인 정보 유입을 꺼려 자국 내에서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트위터, 외국 언론사 사이트 등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대회 참가자들은 중국이 세계인터넷대회를 통해 사이버공간의 강국이 되려 하지만 각종 통제로 온라인상 소통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중국의 인터넷통제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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