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육청 고교 감사결과 공개…수행평가·생활기록부 관리 엉망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부산지역 상당수 고등학교가 수행평가와 출결 사항 기재 등을 제멋대로 해오다 감사에서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립 유치원에 이어 오는 15일부터 전국 교육청이 초중고 감사결과를 공개하기로 한 가운데 부산은 이에 앞서 고교 감사결과를 공개했다.
10일 부산교육청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10월까지 192개(일부 중복) 고교를 대상으로 재무 감사 또는 종합감사를 벌여 그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감사 지적사항을 보면 수행평가를 제멋대로 하거나 학교생활기록부 출결 사항을 부적절하게 처리하다 지적받은 경우가 많았다.
생활기록부 내용은 대입 수시모집 등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부산 금곡고는 지난 7월 감사에서 학교생활기록 정정 업무와 관련해 해당 교원이 경고 조치를 받았다.
2015학년도에 학교생활기록부 정정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특정 학생의 생활기록부(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정정에 필요한 증빙 자료를 분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증빙 자료가 없기 때문에 정정이 필요했는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또 이 학교는 2016∼2017학년도 수행평가에서 특정 영역(과제, 보고서, 태도 등)에 대해 수강 학생 전원에게 만점(100점)을 부여하거나 아니면 0점(또는 10점)이라는 양 극단의 점수를 부여한 것으로 드러나 5명의 교사가 주의를 받았다.
장안고도 지난 5월 감사에서 수행평가 때 수강 학생 전원에게 만점을 부여, 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유지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따라 4명의 교사가 주의 조치를 받았다.
부산과학고는 지난 6월 감사에서 2016학년도에 일부 학생의 생활기록부를 정정하면서 학업성적관리위원회 심의후 학교장의 최종 결재가 나기 3개월 전에 미리 정정한 것이 적발돼 시정 조치를 받았다.
사상고도 지난 7월 감사에서 생활기록부 정정 절차를 어긴 것으로 드러나 지적을 받았다.
이 학교는 3명의 졸업예정 학생 학교폭력 관련 기록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등에서 심의사항이 통과되기도 전에 삭제했다. 미리 삭제한 배경이 무엇인지는 감사에서 확인하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감사를 받은 금성고는 학교생활기록부 활동영역 평가에서 총 4차례에 걸쳐 43명의 학생에게 변별력 없는 동일한 문구의 평가글을 기재했다가 교사 4명이 주의를 받았다.
이상철 부산교육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고교 내신관리는 대입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기 때문에 투명성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며 "시스템을 갖춰 놓고도 느슨하게 운영한 부분이 있다면 교육당국이 철저한 관리 감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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