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학교 기숙사, 성적으로만 입소자 선발하면 차별"

인권위 "학교 기숙사, 성적으로만 입소자 선발하면 차별"
"학습 열의·공동체 생활 적합성 등 종합 고려해야"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는 기숙사 입소자를 선발할 때 학교 성적을 우선 기준으로 선발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행위라고 9일 판단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광주 지역 시민단체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은 지난해 "지역의 고등학교들이 성적을 기준으로 기숙사 입소자를 선발하고 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해당 단체가 각 고등학교의 입소자 선발 기준을 자체 조사한 결과, 원거리 통학자 등 시 조례가 규정하는 우선선발 대상자를 제외하면 학교들이 내신 성적이나 모의고사 성적을 기준으로 기숙사 입소자를 선발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인권위가 광주 지역 30개 고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다수 학교가 성적을 기준으로 기숙사 입소자를 선발하는 것이 사실로 확인됐다.
인권위 아동관리위원회는 "기숙사 설치 목적은 통학에 따른 경제적·시간적 부담을 감소시키고 교육 환경에 관한 편의를 제공해 학습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돕는 것"이라면서 "개별학생의 학습에 대한 열의, 기숙사 필요 정도, 공동체 생활 적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권위는 "성적 때문에 기숙사 선발에 탈락하거나 입소 자체를 포기하는 학생들이 있다"면서 "성적순으로 선발하는 지침은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권위는 조사 대상 학교를 포함해 광주 지역 학교들에 성적순 선발 기준에 대한 개선을 권고했고, 광주광역시 교육감에게는 유사한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도·감독을 철저히 할 것을 권고했다.
h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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