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과반수로 개정 조례안 통과 어려울 듯
(구미=연합뉴스) 박순기 기자 = 경북 구미시가 새마을과 명칭을 변경하는 조직개편을 추진하고 있으나 시의회가 반대 입장을 보였다.
10일 구미시에 따르면 새마을과를 시민공동체과로 바꾸고 새마을계를 두는 조직개편 개정 조례안(1실 4국→6국)을 입법 예고한 뒤 지난 8일까지 시민 의견을 수렴했다.
시는 수백 건의 찬반 의견을 접수했지만 34만명 인구를 고려하면 충분한 의견 수렴을 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시는 조직개편 조례안을 시의회에 넘겨 조직 명칭을 변경한다는 방침이지만 시의회는 곱지 않은 시각을 갖고 있다.
구미시의회는 더불어민주당 장세용 시장이 시의회와 상의없이 조직개편 개정 조례안 입법예고를 한 것부터 협치를 어긴 것으로 보고 있다.
시의원 22명 중 자유한국당 소속이 12명으로 과반수를 차지해 조례안 통과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나머지는 더불어민주당 8명, 바른미래당 1명, 무소속 1명이다.
일부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까지 시가 협의 없이 조직개편안을 입법 예고한 것을 두고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고 반발하는 상황이다.
시의회는 오는 26일부터 다음 달 26일까지 열리는 회기에 조직개편 조례안 개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조례안이 통과될 경우 1978년 새마을과가 생긴 후 40년 만에 사라지게 된다. 반면 통과하지 못하면 내년까지 현 조직체계가 이어지면서 장 시장도 임기 초부터 시정 운영에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김태근 구미시의회 의장은 "구미는 새마을운동 종주 도시이고, 새마을운동은 유네스코가 인정한 문화유산이다"며 "국내에서 이를 깎아내리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12명과 바른미래당 1명 등 13명의 시의원은 10일 성명을 통해 "시는 새마을과 폐지란 이념적 분열을 중단하고 구미경제 살리기에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자랑스러운 새마을을 구시대적 유물인 것처럼 폄훼하려는 장세용 시장의 아집과 독선은 너무 위험하고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감정마저 든다"며 "장 시장은 새마을과 명칭 지우기를 즉각 중단하고 시의회와 소통 및 협치할 것을 바란다"고 했다.
par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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