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위원장, 민주노총 방문…대정부 공조 강화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9일 만나 정부 여당이 추진하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에 대해 한목소리로 반대했다.
김주영 위원장과 이성경 사무총장을 비롯한 한국노총 지도부는 이날 오후 서울 정동 민주노총을 방문했다. 김명환 위원장과 백석근 사무총장 등 민주노총 지도부가 이들을 맞이했다.
김주영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정부 여당이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를 추진하는 데 대해 "(노동시간 단축을 본격적으로) 시행도 하기 전에 법을 개정하려는 데 대해 굉장히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여야가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오는 20일까지 관련 합의 도출을 요청하기로 한 데 대해서는 "경사노위가 22일 출범한다고 했는데 20일까지 대화를 마치지 않으면 법을 개정하겠다는 것은 이미 법을 바꾸겠다고 확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충분히 논의하고 노동자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다면 강력한 저항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경고했다.
김명환 위원장도 "(정치권이) 노동자 임금을 삭감하면서 장시간 노동으로 건강권에 심대한 타격을 주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라는 개악을 추진하고 있다"며 "사용자 민원 해결 차원에서 세계 최고 장시간 노동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양대 노총은 오늘 만남을 시작으로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 개악 저지는 물론, 실노동시간 단축과 진정으로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공동대응 방안을 만들어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김주영 위원장이 민주노총을 방문한 것은 작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양대 노총 위원장의 이번 회동은 정부 여당의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 추진을 계기로 대(對)정부 공조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김주영 위원장은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참여도 거듭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지난달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정족수 미달로 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고 내년 1월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김주영 위원장은 "민주노총의 내부 사정이 있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사회적 대화가 타이밍을 잃어가는 것 같아 많은 아쉬움이 있다"며 "복잡한 사회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민주노총과 함께 고민하며 앞으로 사회적 대화를 함께 힘차게 열어갔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양대 노총 위원장은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에 대한 공동대응 방안 외에도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과 노동법 개정, 남북 노동 분야 교류·협력 강화 방안 등 노동계 현안을 두루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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