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또 등판 준비할 겁니다."
김광현(30·SK 와이번스)은 아직 2018시즌을 마무리하지 않았다.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KS) 5차전이 열리는 1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만난 김광현은 "팀이 오늘 승리하면 6차전에, 시리즈가 더 길어지면 7차전에 대기하고 싶다. 코치진께도 말씀드렸다"고 했다.
그는 9일 KS 4차전에 등판해 6이닝 동안 6안타를 내줬지만, 사사구를 허용하지 않은 견고한 투구로 두산 타선을 무득점으로 막았다. 투구 수는 90개였다.
2018년 김광현의 마지막 선발 등판이다.
하지만 김광현은 "마지막 등판은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중간계투 혹은 마무리로 6, 7차전에 대기하겠다는 의미다.
김광현은 "어제 KS 4차전에서 3회 양의지 선배를 삼진 처리한 뒤 목에 담 증세를 느꼈다. 이후 이닝 교체 때마다 목을 풀어야 했다"며 "그래서 트레이 힐만 감독님께서 다소 빨리 교체하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결국, 투구 수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등판을 마쳤다. 충분히 더 던질 수 있다. 또한, 선발 등판 일정을 마친 투수가 이후 시리즈에서 불펜 대기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김광현은 2017년 왼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일 년을 통째로 쉬었다. SK 구단은 김광현의 등판 시기, 투구 수 등을 조절하며 '건강 유지'에 힘썼다.
하지만 KS는 다른 무대다. 물론, SK 구단은 김광현을 무리하게 쓸 생각은 없다. 그러나 김광현의 의지가 워낙 강하다. 김광현은 "절대 무리하는 게 아니다"라고 판단하기도 한다.
김광현은 KS에서 선발 등판한 뒤 마무리 투수로 나선 기억도 있다. 2010년 삼성 라이온즈와의 KS 1차전에 선발 등판했던 김광현은 4차전에서 마무리로 등장해 1⅔이닝을 1피안타 1실점으로 막으며 세이브를 올렸다. SK는 당시 4전 전승으로 KS 우승을 차지했다.
마지막 공을 던진 김광현이 포수 박경완을 향해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하는 '명장면'도 연출했다.
김광현은 "KS 마지막 공을 던질 기회를 주신 구단과 (김성근) 감독님께 아직도 감사하다. KS 우승을 확정하는 마지막 공을 던지는 건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다"라고 떠올렸다.
두산과 시리즈 전적 2승 2패로 맞선 SK가 먼저 2승을 거둔다면, 김광현이 시리즈를 끝내는 장면이 다시 연출될 수도 있다.
김광현은 "물론 불펜에서 몸을 풀면서 공이 좋지 않으면 감독, 코치님께 솔직하게 말씀드릴 것이다. 팀에 해를 끼치는 상황이면 등판하지 않아야 한다"면서도 "KS 마지막 경기에서 꼭 던지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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