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군단' SK의 스몰볼…세 번째 희생번트로 만든 역전승

입력 2018-11-10 17:13  

'홈런 군단' SK의 스몰볼…세 번째 희생번트로 만든 역전승
두산, 7회 정진호·8회 김재호의 실책으로 치명타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홈런 군단' SK 와이번스가 철저한 '보내기 작전'을 택했다.
두 번의 득점 실패에도 SK는 고집스럽게 희생번트를 시도했고, 결국 짜릿한 역전극을 완성했다.
SK는 1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한국시리즈(KS) 5차전에서 4-1로 승리했다.
정규시즌에서 233개의 홈런을 친 '대포 군단' SK 타선은 KS 5차전에서 홈런은 한 개도 치지 못했고, 장타도 한 개만 기록했다.
그러나 꼭 필요한 점수를 얻으며 시리즈 전적에서 3승 2패로 앞서갔다.
사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과감한 '롱볼'과 집요한 '스몰볼'을 적절하게 구사하는 감독이다. 올해 정규시즌에서도 SK는 희생번트 54개를 성공해 이 부문 3위에 올랐다.
포스트시즌에 돌입하면서 힐만 감독은 "단기전에서는 더 세밀한 야구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KS 5차전에서 '힐만 감독의 스몰볼'은 정점에 달했다.
SK는 이날 4차례 선두타자 출루에 성공했다. 힐만 감독은 3번 최정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해 4번 타자 제이미 로맥이 들어선 6회에만 번트 사인을 내지 않았다.
1회말 김강민의 좌전 안타로 만든 무사 1루에서는 한동민에게, 5회 정의윤의 중전 안타로 만든 무사 1루에서는 강승호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다.
1회와 5회 모두 희생번트는 성공했다. 그러나 후속 타자들이 두산 선발 세스 후랭코프의 구위에 눌려 적시타를 쳐내지 못했다.
SK는 3회초 정진호에게 좌월 솔로포를 맞았고, 7회말에 돌입하기 전까지 0-1로 끌려갔다.
7회말 선두타자 정의윤이 좌전 안타를 쳤다. 힐만 감독은 이번에도 번트 사인을 냈고, 강승호는 성실하게 임무를 완수했다.
1사 2루, 타석에 들어선 타자는 이번 KS에서 13타수 1안타로 부진한 김성현이었다. 그런 힐만 감독은 꾸준히 주자를 득점권으로 보내 상대를 압박했고, 결국 후랭코프가 무너졌다.




김성현은 후랭코프를 공략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쳤다. 두산 외야진이 전진 수비를 한 터라, 김성현의 타구를 잡기 더 어려웠다. 2루 주자는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두산 좌익수 정진호가 송구 실책을 범하면서 김성현은 2루를 지나 3루에 도달했다.
이어진 1사 3루에서 김강민은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올렸다.
희생번트로 만든 기회에서 동점을, 희생플라이로 역전을 만드는 '전형적인 스몰볼'이었다.
반면 두산은 공수에서 구멍을 드러냈다. 5회초 무사 1루에서 정수빈은 번트 헛스윙과 파울을 한 뒤, 삼진을 당했다. 벤치의 작전을 선수가 수행하지 못했다.
두산은 실책도 두 차례나 범했다. 정진호의 7회 송구 실책은 역전 점수의 빌미가 됐다.
8회초에는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가 SK 선두타자로 나선 최정의 높이 뜬 공을 잡지 못했다. 최정은 김재호의 실책으로 단번에 2루에 도달했고, 박정권이 중전 적시타로 최정을 홈에 불러들이면서 SK는 3-1로 달아났다.
두산은 실책으로 자초한 8회말 위기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추가 실점(1-4)까지 해 추격 의지를 스스로 꺾었다.
jiks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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