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대응군 창설' 마크롱 발언 이후 불거진 갈등 잠재워
통상·카슈끄지 사건 등도 논의…트럼프, 1차 대전 종전 기념식 참석 예정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하고 유럽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분담금 지출 확대에 의견을 같이했다.
유럽 안보를 둘러싸고 불거졌던 마크롱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갈등도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 참석을 위해 프랑스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파리 엘리제 궁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전 "우리는 강한 유럽을 원한다"면서 "이를 가장 잘, 그리고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나토 분담금과 관련해 "현재는 미국이 많이 부담하고 있다"며 보다 공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이 나토 분담금을 더 많이 감당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는 내가 유럽 독자군 창설을 제안한 것과도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정상회담에 앞서 마크롱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안보 문제와 관련해 갈등을 빚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6일 유럽 1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는 중국, 러시아, 심지어 미국에 대해서도 우리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면서 "우리가 진정한 유럽의 군대를 갖겠다고 결심하지 않는 한 유럽을 보호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1980년대 체결된 주요 군축협정에서 탈퇴하겠다고 하면 피해자는 대체 누구인가. 바로 유럽"이라며 "유럽은 미국에 의존하지 않고서도 더욱 우리의 주권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자체 방어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파리 도착 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아주 모욕적(very insulting)"이라며 강한 불쾌감을 표출했다.
그러면서 "유럽은 먼저 미국이 보조금을 엄청나게 주는 나토 분담금에 대한 공평한 몫을 치러야 한다"고 밝혔다.
엘리제 궁은 이번 갈등이 미국 언론의 과장된 기사로 인한 오해에서 비롯됐으며, 1시간 이상 지속한 실속있고 매우 건설적인 회담을 통해 문제가 정리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좋은 논의를 했고, 같은 입장에 있다"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이번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통상과 안보 외에 시리아 문제, 사우디아라비아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사건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정상회담 후 양국 정상은 영부인과 함께 오찬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파리 개선문에서 열리는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pdhis9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